광주 도심 도로 노면표시 지워져 운전자들 ‘혼선’ 차선·어린이보호구역 등 인지 못해…사고 우려도 자치구 “시 도로까지 관리해야 해 인력적 한계” 안태호 기자

2023년 04월 05일(수) 20:16

지난 4일 오전 광주 동구 중앙로 320 도로 위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지워져 있다.(사진 上), 같은 날 북구 중흥삼거리는 차량 유도선이 필요해 보이는 구간이지만 없는 상태로 차량들이 좌회전 하고 있다./안태호 기자

광주 도로 위 노면 표시가 지워지거나 없는 채로 방치돼 운전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특히 차량 유도선과 어린이보호구역 등의 표시가 희미해진 곳에서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제2조 16항 ‘안전표지’란 교통안전에 필요한 주의 규제 지시 등을 표시하는 표지판이나 도로의 바닥에 표시하는 기호 문자 또는 선 등을 말한다.

이어 제4조 2항에는 ‘교통안전시설의 설치 관리기준은 주·야간이나 기상상태 등에 관계없이 교통안전시설이 운전자 및 보행자의 눈에 잘 띄도록 정한다’고 돼 있다.

이처럼 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광주에서 차량 유도선 및 방지턱이 미표시된 구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날 오전 광주 북구 중흥삼거리. 이곳 차선은 3개 중 2개 차선이 좌회전 차선이다. 교통량이 많은 데다 좌회전 직후부터 지하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차량 유도선이 필요하나, 전무한 상황이다.

출퇴근시 이곳을 지난다는 김영민(32)씨는 “평상시에는 그나마 괜찮은데, 확실히 밤이나 비가 올 때는 옆 차가 차선을 넘어오기도 한다”며 “차량 유도선이 있으면 이런 부분에 대한 위험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같은 날 동구 중앙로 320 앞 도로. 해당 도로는 고등학교와 초등학교가 가까이 있지만, 어린이보호구역 표시와 차선 일부가 거의 지워져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표시를 인지하지 못한 탓인지 속력을 내는 차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인근 상인 이숙희(45)씨는 “차들이 속력을 내다가 급하게 브레이크 밟는 것을 많이 봐서 차를 운전하고 이곳을 지날 때에는 안전거리 이상의 거리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는 “도로 바닥에 속도 및 어린이보호구역 표시가 지워진 지 한참 됐는데도 그대로다”며 “노면 표시만 선명해도 속도 조절 등의 효과가 있어 사고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의해 노면 표시를 하고 있지만, 유도선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통행량이 많고 사고 발생 위험도가 높은 구간 등을 현장 조사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구간은 경찰에서 결정하지만 바닥 표기는 시 또는 구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향후 협의를 통해 위험한 구간에 표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한 자치구 관계자는 “올해 초 대설 등의 여파로 노면 표시가 지워진 곳이 많이 있는 걸 안다”면서도 “어린이보호구역의 경유 시 도로라도 구에서 관리해야 해 인력적인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재도색을 위해 발주를 한 상황이고, 구간별로 나눠서 실시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민원을 통한 접수나 현장 순찰을 통해 시민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유지보수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