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역이 예술축제 광주비엔날레 성공 기대

2023년 04월 09일(일) 19:11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위적인 미술 축제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했다. 본전시 주제는 도가(道家)의 근본 사상을 담은 ‘도덕경’에서 차용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다. 전환과 회복의 가능성을 가진 물의 속성을 통해 우리가 사는 지구를 저항과 공존, 연대와 돌봄의 장소로 상상해 볼 것을 제안한다. 모두 79명의 작가가 참여해 300여 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비엔날레는 4개 소주제를 바탕으로 현시대가 갖는 문제를 예술적으로 포용한다. 소주제는 ‘은은한 광륜’, ‘조상의 목소리’, ‘일시적 주권’, ‘행성의 시간들’로 구성됐으며, 특히 ‘은은한 광륜’은 5·18민주화운동 등 광주가 시작한 변화의 물결을 현대 미술로 재해석했다. 광주 정신을 재조명하는 내용을 한데 모아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운동이 공명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2018년 한국과 세계 미술기관의 문화교류를 위해 시작된 파빌리온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캐나다, 중국, 프랑스, 이스라엘,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스위스, 우크라이나 등 9개국이 참여해 동시대 이슈들과 공명하면서 본전시와 상호 작용한다. 먼저 폴란드 파빌리온이 주목된다. 러시아 침략에 맞선 우크라이나와의 연대 및 지지를 호소하는 작품을 갤러리 포도나무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3에서도 ‘자유의 영토’를 주제로 한 우크라 현대 영화 3편을 상영한다.

광주비엔날레는 7월 9일까지 94일간 펼쳐진다. 광주를 중심으로 세계 미술계가 응집되고 결집하고 있다. 예술만이 지닌 가치와 힘을 시각화한다. 이숙경 예술감독은 “광주 정신과 예향이 출발점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광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불평등, 저항들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1995년 창설돼 5대 비엔날레 중 하나로 자리잡은 광주비엔날레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지구촌의 시선이 미술의 메카에 쏠리고 있다. 광주다움, 한국다움, 아시아다움을 넘어 인류의 다층적인 이야기가 물처럼 부드럽게 퍼질 것이다. 광주와 아시아, 세계가 연대하고 화합하는 축제로 성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