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노현진 “다시 달릴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군산새만금마라톤 여자부 3위 두 아이의 엄마로 5년여 묻어둔 마라토너의 꿈을 펼친 아름다운 도전 복귀 4개월만에 풀코스 완주…목표했던 기록 달성 육아 병행 강훈련, ‘할 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이겨내 박희중 기자

2023년 04월 10일(월) 19:27

5년여 공백을 딛고 복귀 4개월만에 2023 군산새만금마라톤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엄마 마라토너’ 노현진. <광주시청 제공>

광주시청 노현진(34)이 2023 군산새만금마라톤대회에서 ‘깜짝 3위’에 올랐다.

두 아이의 엄마로, 5년이라는 공백을 딛고 다시 운동화 끈을 맨지 4개월 만에 거둔 놀라운 결실이다.

노현진은 지난 9일 군산 월명운동장을 출발해 군산시 일원을 달리는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41분17초에 완주, 이수민(논산시청·2시간34분59초), 김은미(여수시청· 2시간36분59초)에 이어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노현진의 이번 마라톤 완주와 3위 입상은 ‘기적 같은’ 일로 다시 뛰고자하는 선수의 의지와 간절함이 만들어낸 결과다.

노현진은 전남체고 출신으로 대구은행을 거쳐 2012년 광주시청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광주시청 심재용 감독과 만나면서 성적도 좋았다. 이전에는 발등 부상에 아킬레스건도 좋지 않아 고전했었으나 심 감독의 지원과 정기선 코치의 지도에 실력을 갖췄고, 그해 열린 제93회 전국체육대회 마라톤 여자일반부에서 2시간37분39초 우승으로 생애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우승은 대회 신기록이어서 마라톤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군산새만금마라톤에서 2시간42분12초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하지만 이후 노현진은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트랙을 떠났다.

2017년 제98회 전국체육대회가 마지막 출전대회였다. 5년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으나 마라톤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았다. ‘달릴 때가 제일 행복했다’는 사실을 떠올린 노현진은 지난해 11월 광주시청 심재용 감독을 찾아갔다.

심재용 감독은 노현진이 오랜 기간 운동을 하지 않았으나 선수로서 갖고 있던 재능, 그리고 다시 뛰고 싶은 의지를 높이 샀고 기회를 줬다.

노현진은 정기선 코치와 함께 몸만들기를 시작했다. 워낙 오랜 기간 쉬었으나 의지와 간절함이 컸고, 힘든 훈련을 모두 이겨냈다. 특히 8살, 2살 두 아이의 육아를 병행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운동할 수 있는 시간만큼은 집중력과 운동 강도를 높였다.

그렇게 실질적으로 운동한 시간은 4개월.

지난 2월 두 차례 대회에 참가, 10㎞와 하프코스를 뛰었다. 그리고 마라톤 풀코스는 복귀 이후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특히 노현진은 대회 직전 감기에 걸려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풀코스를 완주했고 목표했던 2시간40-42분도 맞추는 성과를 냈다.

육상계에서는 5년이나 쉰 선수가 4개월 운동하고 풀코스를 뛰어 입상권으로 완주했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심재용 감독은 “작년에 다시 돌아온 노현진을 보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선수 본인의 간절함이 컸다”면서 “4개월 운동해서 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그것도 입상을 했다는 것은 정말 말도안되는 일이다. 노현진이 정말 잘 뛰어줬다”고 칭찬했다.

심 감독은 이어 “상반기에 군산새만큼마라톤을 뛰었으니 다시 차분히 준비해서 하반기 전국체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