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효율과 집회시위 / 김판중
2023년 04월 10일(월) 19:27
우리는 거의 매일 출퇴근길에서 막무가내식 새치기 차량들을 목격하곤 한다. 그들은 주위 시선에 개의치 않고 길게 늘어선 차량 속으로 재빠르게 끼어들어 신호를 받아 진행한다. 기다리고 있는 다수는 바보가 되고 신호가 바뀌기 전 나만 통과하면 된다는 소수의 행동은 ‘세상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비웃는 꼴이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가지고 싶어 한다.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고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만약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효율만 추구한다면 어떤 사회가 될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여기에 우리가 효율을 제한하고 공공의 선을 위하여 일정한 한계를 설정하는 이유이다. 무질서를 훼손하는 일정한 효율에 대해서 패널티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민주화, 산업화되면서 극단적인 개인의 효율이 팽배해 지고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복불복 사회, 무조건 억지 부리면 된다는 떼법 사회 등 세간에서 회자되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묘사하는 말들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집회시위 문화도 과거 1980-90년대 그것과 비교할 때 진일보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불법집회시위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최근에는 과도한 집회소음으로 인해 평온한 생활권이 침해당하였다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집회시위는 한편으로 다중의 결집체라는 집단성으로 인하여 공공의 안전과 질서유지에 대해 위험성이 상존한다. 따라서 공공의 효율을 위해서 공정한 게임 룰이 마련되고 그 안에서 자유권이 실현되어야 한다. 이제 공정한 룰을 적용하고 일반화하는 것은 시민들과 경찰의 몫이다. 효율을 강조하는 시민과 공정한 룰 속에서의 공공의 이익을 강조하는 경찰, 이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보다는 이제는 서로 윈-윈하는 사회야말로 우리 세대가 꿈꾸는 선진사회가 아닐까 한다.

신호와 차선을 무시하는 새치기 차량에 대한 엄격한 단속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사회가 이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만이 개인의 효율을 공공의 선으로 전환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한다.

<김판중·광주 북부경찰서 경비작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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