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2호선 공사장 인근 상인들 불만 폭증 금호지구 등 소음·먼지 극심 주정차도 불가능 “문 닫을 판” 당초 계획比 3년 지연에도 규정상 영업 피해 보상방법 전무 복공판 설치·지상화 공사 끝나는 내년까지 어려움 지속 우려 박선강 기자

2023년 04월 11일(화) 20:34

상인회가 내건 민원 현수막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소음·분진 통행지장 등 현장 인근의 상인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광주 서구 운천로 상인회가 내건 민원 현수막./김애리 기자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소음은 물론 공사로 인해 도로가 좁아져 가게 앞 주·정차가 어려워지면서 영업 손실이 막심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영업 보상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에 따라 보상 방법이 사실상 전무해 광주시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광주시로 이관된 지하철 2호선 공사 관련 민원들을 살펴보면 ▲공사중 먼지로 인한 영업 손해 ▲소음으로 인한 영업 피해 ▲통행 불편 ▲상가 앞 정차 불가에 따른 영업 피해 등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민원들에 대해 광주시는 ‘공사 진행 전 공사 일정을 고지하고 공사에 대해 설명했다’, ‘단계별 교통 처리 계획을 수립해 관할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의 후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소음에 대해선 이동식 방음벽과 소음이 적은 공사 장비 사용, 출퇴근 시간대 작업 지양, 먼지의 경우 항타 장비 비산방진망 설치, 살수차 운행, 장비 서행으로 피해 저감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영업 피해에 대해선 관련 규정에 따라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사 구간에 편입되거나, 편입되지 않더라도 영업장의 출입문을 막을 경우, 영업장 바로 앞까지 점유하면서 영업을 중단해야 할 경우가 대상인데 현재로선 영업 보상 대상자가 없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영업 피해 민원이 제기되는 지역은 서방사거리가 있는 북구 두암동과 서구 금호지구 등이다. 상무지구의 경우 도로가 상대적으로 넓어 상인들의 민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초 계획 상 올해 개통 예정이었던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3년 더 연장돼 그에 따른 피해를 상인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는 올해 완료 예정이었다. 민선 7기 때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1단계를 2023년, 2단계를 2024년 개통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29일 민선 8기 강기정 광주시장 인수위원회는 이 같은 계획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단계(광주시청-광주역 구간 17㎞)의 경우 광주시가 2019년 6월 조달청 공사 계약을 의뢰하면서 이미 1년6개월-2년 가량 늦어질 것을 인지했고 토목공사 54개월, 다른 공사와 모의주행까지 추가하면 2026년까지 지연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도 민선 7기 당시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민 불편도 커진 상황이지만 영업이 삶과 직접 연관되는 상인들의 경우 지연된 공사 기간 만큼 보상책도 없이 공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상인들이 영업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배상 신청,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지만 시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소명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금호지구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어렵게 모은 돈으로 가게를 차렸다”며 “퇴근시간 포장 손님들 덕분에 운영이 가능했는데 도로가 좁아지면서 포장 손님마저 줄어든 데다, 3년을 더 버텨야 해 가게를 더 운영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인들의 영업 피해는 복공판 공사가 끝나고 지상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광주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상인들이 전화 또는 항의 방문을 통해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영업 보상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심시간 등을 피해 야간 공사를 실시하거나 상인들을 위해 해당 업소를 이용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