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중증발달장애인 24시간 융합돌봄사업’ / 정희경 |
| 2023년 04월 16일(일) 1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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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에서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3월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융합돌봄센터가 개소했다. 자·타해 등 도전적 행동이 심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종일 돌봄에 힘겨워하던 모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다시는 우리 지역에서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부모와 지역사회 그리고 광주시가 한마음으로 움직인 결과이다.
융합돌봄사업은 본격적으로 준비한 지 2-3개월 만에 이용자와 제공기관 선정, 주거공간 선택과 지원자 고용을 빠르게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년 간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부모님들을 안심시키고 지원자를 지속해서 교육시키면서 오로지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도전행동 감소와 안정된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처음으로 시도해본 사업이었기에 여러 가지 문제들은 피해갈 수가 없었다. 지원범위를 둘러싼 지원자의 딜레마, 제공기관의 발달장애인 부모님과의 거리 조절, 지원자의 고용환경 문제 등. 이 중 어떤 문제는 우리 지역사회를 시끄럽게 하기도 했고, 책임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제공기관을 흔들기도 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제공기관은 자문회의와 사례회의를 강화했고, 노무사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누군가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시작한 일이 또 누군가를 배제한다면 사회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23년 4월 현재 처음엔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융합돌봄사업에 자녀를 맡겼던 부모님들의 사업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사업이 부모들에게 단순히 돌봄으로부터의 해방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도전행동이 긍정행동으로 변해가는 것을 수시 보고하면서 직접 확인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헌신으로 노력해 온 제공기관의 책임자와 지원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광주시 융합돌봄사업은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통의 삶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사랑으로 키워도 이 정도인데 지원자들이 잘 보살필 수 있을까? 라고 하셨던 00씨의 어머님과 주거 내부에 아들이 파손할 물건이 많다는 이유로 여전히 못 미더워 했던 00씨의 아버님은 현재 비슷한 입장의 부모님이나 광주시 사업에서 자신의 사례를 발표하는 등 융합돌봄사업의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00씨의 아버님은 자신의 취미를 살려 전국장애인 기능대회(본인이 장애인)에 출전하여 나전칠기 분야 금상 수상 등 자신의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회에서 도전행동장애로 인해 부모와 아이가 자살하는 사건이나 가정 내 감금사건의 뉴스를 보게 되면 절대로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회로부터 배제당하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게 될 때 우리의 선택은 죽음밖에 없습니다.”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광주시 최중증발달장애인 융합돌봄사업이 2024년 국가사업으로 전국 확대를 앞두고 있다.
장애를 소외하고 거부해온 배제의 역사 속에서 웅크리고 구석으로 내몰린 채 살아왔던 개인과 가족들에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신하여 보호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일 것이다.
앞으로도 발달장애를 거부해온 배제의 역사를 뒤로하고 허용과 존중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로 전진하기 위해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융합돌봄사업에 최선을 다 하는 광주시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