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파장 ‘일파만파’ 돈 봉투 받은 명단에 광주·전남 지역 3-4명 포함 ‘대형 악재 터졌다’…지역 정치권 위기 의식 커져 부정적 여론 확산…“조사단 꾸려 진상 규명 시작” 김진수 기자

2023년 04월 16일(일) 19:57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파장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검찰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는 가운데 돈 봉투를 전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10여명의 국회의원 중 광주·전남 의원 3-4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당 지도부는 금주 내로 조사단을 꾸려 이번 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부 논의를 마친 뒤 당내 기구를 통해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관계자도 16일 “중대 사안인 만큼 내부적으로 진실을 밝히자는 게 지도부 생각”이라며 “기존 당 조직을 활용할지, 별도 기구를 설치할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자체 조사를 결정한 것은 해당 의혹을 뒷받침하는 당내 인사들 녹취가 그대로 공개되면서 여론이 나빠지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 및 각종 언론 보도를 이용해 이번 의혹에 대해 연일 ‘이정근 게이트’, ‘좌파 게이트’라며 대형 부패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고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흑역사로 남을 후진적 정당 참사이며, 민주당이라는 이름의 당명까지 사라져야 할 초유의 ‘돈 봉투 게이트’가 아닐 수 없다”며 “범죄 행각에 대한 일말의 죄의식조차 없는 ‘더넣어 봉투당’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한 재선 의원은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고 당이 무턱대고 방어만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자체적으로라도 사실 관계를 밝혀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의혹이 당직 개편을 통해 겨우 가라앉은 내부 계파 갈등이 재점화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당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줄곧 이재명 후보를 지원한다는 의심을 받은 바 있다. 이 논란은 이 대표가 대선 패배 후 송 전 대표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선에 출마하면서 거듭 불거지기도 했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비주류였던 송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될 때 상당수의 친명계가 도운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수사 상황을 봐야겠지만 특정 계파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민주당 3선 중진인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과 자택, 강래구 한국감사협회 회장 자택, 민주당 관계자 관련 장소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21년 5월 치러진 전당대회를 앞둔 4월 당대표 경선에 후보로 나선 송영길 의원의 지지를 확보할 목적으로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강 회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강 회장이 돈을 마련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전달하고, 이 돈을 다시 윤 의원이 받아 같은 당 소속 의원 10명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