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교육의 발자취… 新 백년지대계 꿈꾸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기획전 ‘광주는 교육이다’…8월27일까지 조선시대부터 교육 관련자료 100여점 선봬 총4부 구성…그 시절 학생 체험공간도 마련 최명진 기자

2023년 04월 17일(월) 19:44

1970년대 교실 풍경을 재현한 전시 공간

‘콩나물시루’로 일컬어지던 과거의 교실 풍경, 짝과 나눠 쓰던 작은 책상 너머로는 풍금 소리의 정겨움과 난로의 따스함이 묻어 나온다. 교실 안에는 중학교 입학 무시험 추첨기가 마련돼 그 시절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중한 추억을 꺼내보면서 또 다른 누군가와 함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려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교육도시 광주로 발돋움한 지난 100여 년의 역사와 광주 학생들이 일궈낸 광주 교육의 의미를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오는 8월27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광주는 교육이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너무도 쉽게 말하지만 또 쉽사리 답하지 못하는 ‘교육도시 광주’의 이름에서 시작했다. 교육도시 광주의 연원을 좇아 그 역사를 정리하고, 내일의 광주 교육을 새롭게 열어보고자 마련한 전시다.

광주 교육의 가치와 정체성을 확인해가는 여정인 이번 전시회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교육은 백년지대계’에서는 교육의 일반적 의미와 더불어 전통사회에서 교육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특히 조선시대 광주교육을 향교와 서당을 통해 중점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공식적인 교육 기관 출발을 ‘삼국사기’, ‘고려도경’의 문헌자료를 통해 살펴보고, 그 변화를 ‘도은선생집’, ‘성학십도’ 등 익히 들어봄직한 자료 등을 통해 소개한다. 또한 1841년 소실된 향교를 재건하면서 1843년 명륜당 앞에 걸렸던 현판도 1부 전시장을 메웠다.

‘학교의 등장’을 주제로 펼쳐지는 2부는 1896년 광주에 처음 생긴 근대 학교와 일제강점기 우후죽순 들어선 보통학교의 배경에 다가선다. 나아가 지역민의 성원에 따라 생겨난 광주학교들을 집중 조명한다. 이 공간에서는 현재에서 100년이 훌쩍 지난 그 시절의 학교로 타임슬립할 수 있도록 원형의 대형 영상 면을 설치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광주 근대학교와 일제강점기 보통학교 배경을 살펴볼 수 있는 2부 공간(사진 上)과 광주학생독립운동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3부 전시장 전경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제공>

3부 ‘학생의 이름’은 광주학생독립운동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또한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의 경험담을 통해 학교 생활 이모저모를 재구성했다. 광주학생이라는 자부심과 긍지가 뿌리내린 바탕에 다가설 수 있도록 ‘광주학생들이 남긴 것들’이라는 영상과 관련 자료들을 한데 모았다.

마지막으로 4부 ‘광주와 교육’은 광주 교육의 지난 100여 년 발자취를 한 눈에 들여다보고 새로운 내일을 기약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키오스크를 통해 ‘광주 교육은 무엇이다’라는 메시지를 광주학생운동기념탑 모형에 남겨봄으로써 숨차게 달려온 우리 교육에 쉼표를 건네는 한편,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동력을 실어준다.

최경화 광주역사민속박물관장은 “결코 당연하지 않은 교육도시 광주의 이름을 찬찬히 더듬어감으로써 이제는 비로소 새로운 백년지대계를 구상하는 시간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