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됐을 세월호 아이들과 약속은 현재진행형

2023년 04월 17일(월) 19:56

세월호 9주기를 맞아 진도 해역에서 선상 추모식이 열렸다. 우리 곁에 있다면 스물일곱의 청년들이 됐을 아이들, 국화꽃 송이 마다 희생자 이름이 불리우고, 꾹꾹 눌러왔던 그리움은 이내 통곡으로 메아리쳤다.

선체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만에도 전국 각지에서 온 추모객들이 함께 묵념하고 철재 펜스에 기억의 노란리본을 매달았다. 검붉게 녹슨 위태로운 모습을 안타까워 하며 유족들은 금방 또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변한 게 없다. 수많은 목숨을 바치고도 안전한 대한민국은 여태 헛구호다. 서울 이태원 압사도 그렇듯 되풀이돼선 안될 사회적 참사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4·16재단 주최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는 유가족, 정치인, 시민 등 2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억식이 거행됐다. 유족들은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이제부터라도 힘을 모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교육 학부모회, 안산마을활동가, 생존 학생 등 10명은 제10주기 준비위원회 발족 선언문을 낭독했다. 준비위는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제도적으로 확립하는 역할 등에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눈을 뜨고 있어도 감고 있어도 생각나고 보고 싶은 그들, 의젓한 청년이 됐을 희생자를 기억해야 한다. 왜 제대로 구조하지 않았는지, 왜 커다란 배가 순식간에 침몰했는지 온전히 밝혀야 한다. 그 때도 그랬다. 1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는데,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잊지 않고 기억해서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이다. 윤석열 정부는 세월호가 남긴 아픈 상처와 국민의 질책을 가슴에 새기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 기억을 넘어 희망을 앞당기는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사회적 참사에 따른 슬픔과 고통을 공유하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다시 한 번 아름다운 영혼들의 평안한 영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