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 우수전시 ‘불불불불’展 개최 10人 작가가 펼쳐내는 색다른 ‘불의 미학’ 오는 6월30일까지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최명진 기자

2023년 04월 20일(목) 19:20

김영남作 ‘불 타는 수레 위의 부처’

홍준호作 ‘이미지를 훔치는 방법’

역동적인 움직임 속 수많은 의미 사이를 횡단하는 ‘불’(火)을 탐색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년 시각예술창작산실 공모 우수전시로 선정된 ‘불불불불’전이 오는 6월30일까지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창작소에서 개최된다.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호랑가시나무창작소, 토트워터 후원을 받았다.

광주비엔날레 기간 동안 부드럽고 여리지만, 변화를 가져오는 힘을 가진 ‘물’에 대응, 세상을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인 ‘불’에 대한 작가들의 창의적인 해석과 다양한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참여작가는 지난해 4월 2천4백여명의 관객을 맞이하며 성황리에 마쳤던 ‘얼마나 오렌지’ 전시 작가를 포함한 구래연·구혜영(통쫘)·김영남·김자이·김지희·서법현·이지후·조은솔·하석준·홍준호 총 10명이다. 사진, 영상, 설치, 회화, 조각, 퍼포먼스 등 약 20여 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의 기본 컨셉은 ‘불타는 집’이다. 법화경의 ‘삼계화택’(三界火宅)을 모티브로 불 화(火)가 아래위로 두 개씩 놓인 활활 타오르는 ‘ ’(불모양 일)자를 대응시켜 호랑가시나무창작소 건물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 작품으로 세웠다.

공간 디자인은 전시, 건축, 디자인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하버드 출신 전재우 건축가(하이퍼스팬드럴, HYPERSPANDREL)가 맡아 전시장 전체를 ‘불판’으로 꾸몄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집안에 들어오기 전, 부정한 기운을 없애기 위해 부엌에 먼저 들러 정화의식을 했던 것에 착안한 것이다.

작가들이 해석해낸 10개의 서로 다른 불의 이야기는 시각적으로 현란한 붉은 화염(火焰) 대신, 뜨겁게 달궈진 불판의 은박 공간 안에서 연결, 충돌, 대응, 확산하며 관람객에게 색다른 전시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10인의 작가들은 인류세의 불기운(火氣), 자연의 불, 인간 마음속의 불, 쓰레기 소각장의 불, 숨어있는 에너지로서의 불, 귀로 듣는 불, 불이 훑고 지나간 살결, 존재의 소멸 등 ‘불’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관점과 철학적, 인문학적 사유를 창의적이고 참신한 작품으로 풀어냈다.

전시 작품 중 하석준 작가의 메타버스 작품 ‘메타 워크(Meta Walk)’는 전시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https://bit.ly/metawalk)에서 체험 가능하다.

이와 함께 관람객들은 작가가 주도하는 커뮤니티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다.

격주 토요일, 총 5회에 걸쳐 드로잉 수업과 메타버스 체험, 아티스트 토크, 퍼포먼스, 사운드 채집 등을 즐길 수 있다. 예약 및 자세한 사항은 https://naver.me/5nPNFlbj를 참고하면 된다.

관람객에게 물과 불을 함께 증정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전시 관람 리뷰를 남기는 관람객에게는 친환경 프리미엄 해양심층수와 불불불불 라이터를 선착순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박계연 기획자는 “불의 미학이 교차하고 횡단하는 전시에서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불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며 “다채로운 불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번 전시가 비엔날레 기간 광주를 방문하는 예술 여행자들에게 보다 풍성한 생각할 거리, 즐길거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