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전남대 진압작전서 다수 사망·가매장” 5·18 당시 3공수부대 소속 상황실장 최명용씨 증언 질문에 “기억 안난다” 답변…일부 ‘무늬만 증언’ 비난 오복 기자

2023년 04월 20일(목) 20:04

20일 오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제2회 오늘의 증언이 5·18 진상규명의 첫걸음이다’ 2차 증언식 행사가 열렸다./오복 기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투입됐던 계엄군이 전남대학교 진압작전 중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가매장을 했다고 양심고백했다.

5·18민주화운동 부상·공로자회, (사)특전사동지회는 20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오늘의 증언이 5·18 진상 규명의 첫걸음이다’ 2차 증언식을 개최했다.

증언식에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제3공수특전여단 소속 상황실장이었던 최명용씨가 참석했다.

최씨는 80년 5월22일께 최세창 3공수여단장 명령을 받고 광주에 내려와 전남대학교에 투입됐고, 이때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많이 희생됐으며 학교 부지에 시신을 가매장했다고 밝혔다.

또 전남대학교 진압 후 150여명을 트럭에 싣고 광주교도소로 이동하던 중 최루탄을 투척해 십수명이 사망했고, 광주교도소 공동묘지에 가매장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당시 광주교도소에서 12-17구의 시신을 확인, 이후 조사위 등에 내용을 설명한 뒤 전남대학교를 방문했지만 가매장했던 곳에 건물이 지어져 확인이 불가능했고, 교도소는 공동묘지 부지가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광주시민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진실에 대해 진정성 있게 고백하고 싶어 이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일부에서는 계엄군의 양심고백이라는 의미있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증언’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최씨가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는다’, ‘알지 못한다’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5·18 당시 전남대에서 총상을 입고 무리에서 홀로 생존했던 박서용씨는 “교전이 있었다고 해 질문했더니 상황이 잘 기억이 안난다고 답변해 답답했다”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증언식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전남도청 최후 항쟁팀에 속했던 김영훈씨는 “대답하는 태도가 변명처럼 보였다”며 “핵심을 희석시킨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지적했다.

조규연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은 “오래 전 일인 데다, 여러 사람들 앞이라 긴장해서 답변이 기대치에 못 미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