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품었지만

2023년 04월 23일(일) 19:41

광주시와 전남도가 경쟁을 펼쳤던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 후보지로 영암군이 선정됐다.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기반해 마한역사문화권 주요 유적의 발굴기록물, 보존유적, 비지정 문화재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연구·전시·활용하는 컨트롤타워다. 총사업비 400억원을 들여 2024년 기본 및 실시설계 실시 후 2025년 착공 예정이다.

반면 광주시는 아쉬워하고 있다. 역사문화유적을 다수 보유하고, 마한의 시작과 끝의 역사성을 지닌 지역으로 마한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조사연구와 대국민 전시홍보를 위해 최적지라며 당위성을 부각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전남도는 2012년부터 10년간 마한 유적 시발굴 조사 등 이제껏 추진해온 기초를 바탕으로 마한역사문화권을 선도해 향후 세계유산 등재 추진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큰 의미를 뒀다. 광주는 물론 전남의 나주시, 해남군 등과 손잡고 2천여 년전 마한이 꽃피웠던 찬란한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협력해야 하겠다.

마한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 무렵까지 한강 유역과 충청도·전라도 일부를 점유한 세력으로 당시 한반도 남쪽에 등장한 진한, 변한과 함께 삼한(三韓)의 형세를 이뤘다. ‘삼국지’ 동이전 등에 따르면 54개 소국이 존재했으며 규모가 큰 집단은 1만여 가(家)에 이르렀다.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가 영산강의 출발점인 영암이 건립지로 낙점됐다. 영암은 마한이 6세기 중엽까지 독자적인 정치체로 남아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지역으로 아파트형 고분형식과 옹관묘, 금동관, 금동신발 등 전국 유적의 77%를 보유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을 아울러 체계적 보전과 활용 등으로 마한역사를 재조명,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비록 행정권역으로 나뉘어 있으나 마한사를 공유하고 있다. 뗄려야 뗄 수 없다. 당초에 어느 지역에 센터가 들어서더라도 타당했다. 각기의 보유 유적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진정한 상생의 정신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