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신경전 광주·전남 일단 ‘숨고르기’ 광주시, 특별법 시행령 준비·지원 대책 마련 주력 金지사 “전남의 문제로 인식 다 같이 나서야” 주문 김재정·박선강 기자

2023년 04월 25일(화) 19:57

광주·전남기자협회 체육대회가 지난 22일 오전 호남대학교에서 열린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오른쪽)가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광주전남기자협회 제공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국회 통과 이후 연일 이어졌던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의 신경전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24일 김영록 지사가 ‘5월 유치 의향서 접수 절차 중단, 지원 대책 우선 제시’ 등을 요구한 데 대해 광주시가 즉각적인 대응 대신, 특별법 시행령 준비와 지원 대책 마련에 주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25일 “시행령을 잘 만들어 정부 지원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전남에서 요구하는 군공항 관련 인센티브 등 지원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전날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군공항·민간공항 관련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당장 대응할 입장이 아니다”며 “(군공항 이전과 관련) 갈등을 더 부추길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갈등 구조를 경계했다.

앞서 강기정 시장은 전날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광주시 제2차 자치분권정책협의회’에서도 “특별법 국회 통과 4개월 이내에 사업의 실질 동력인 시행령을 만드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며 “특별법이 광주와 이전지역(전남) 모두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위한 전담반을 구성해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시행령 준비에 속도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영록 지사도 이날 실·국장 정책회의를 통해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광주 현안으로만 생각 말고 전남의 문제라는 인식 하에 다 같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김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생활 소음’을 가장 큰 문제로, 찬성하는 쪽에서는 ‘지역 발전’을 최대 관심 사항으로 꼽은 만큼 찬반 이유가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해 이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그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모델하우스를 미리 보고 청약하는 것처럼, 군공항 유치 의향서를 받으려면 생활소음 등 문제 해결책은 물론, 광주시의 지원책과 국가 지원사업, 전남도의 추가 지원 등 획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사전에 모두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지사는 “광주 민간공항은 무안국제공항과 통합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계획이고, 또한 그것이 순리”라며 “광주시가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 혼선이 없어야 도 입장에서 도민을 설득할 수 있고, 도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기정 시장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차담회 등을 통해 광주시의 입장과 군공항 이전 방향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정·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