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Day, Mayday’ 공무원 노동자에게도 쉼을 허하라 / 박경민

2023년 04월 26일(수) 19:45

박경민 공무원노동조합 전남연맹 위원장

5월1일 노동절(May Day), 전 세계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의 날. 한국의 공무원 노동자는 매년 애타게 구조신호(메이데이·Mayday)를 보내고 있다.

노동절은 근로기준법상의 유급휴일이다. 그러나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는 노동절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공무원 노동자는 노동을 이어간다.

공무원의 노동 조건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 지위 및 직무의 공공성을 고려해야 하고, 복무규정 등에서 민간과 달리 토요일 휴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므로 노동절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불평등이 아니라는 이유로 올해도 공무원 노동자는 노동을 계속한다.

낮은 보수, 열악한 환경 속 피를 흘리며 쟁취해낸 1886년 노동절의 의미, 21세기 대한민국 공무원 사회야말로 ‘노동절’의 참된 가치를 되돌아봐야 하는 현장이 아닐까?

지난해 8월, 7대 2로 합헌 결정이 이뤄지긴 했으나 헌법재판소 소수의견은 직무의 공공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건 법정주의, 예산의 한계 등으로 노동 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수단이 민간에 비해 다양하지 않은 공무원 사회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정부는 2008년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절 등을 포함해 공무원의 휴식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고 약속했으나 수년 째 손을 놓고 있다. 국회에도 노동절을 공휴일로 하고, 공무원 노동자도 노동절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법률안이 수년 째 계류 중이다.

공무원이라는 이유 만으로 희생을 강요받는 시대는 갔다. 공무원도 노동의 대가로 수입에 의존해 생활하는 엄연한 ‘노동자’다. 사적 구조신호가 들리지 않는가? 이제 국회와 정부가 응답할 시간이다.

메이데이(May Day), 메이데이(Mayday). 공무원 노동자에게도 쉼을 허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