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영유아·청소년 ‘진료대란’ 숨통 트일까 ●市 ‘24시 어린이 안심병원’ 주요내용·전망 아픈아이 병원동행·입원아동 돌봄까지 핵심 사업 추진 민간병원 ‘24시 진료’ 참여 최대 관건…신청 여부 주목 박선강 기자

2023년 04월 26일(수) 20:16

강기정 광주시장이 26일 오후 북구 본촌동 호남권역재활병원 앞에서 ‘24시 어린이 안심병원’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최근 영유아와 학령기 연령대에서 호흡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른바 ‘오픈런’(영업장 개장 전부터 줄서기)이 빚어지는 소아청소년병원의 진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장기적인 저출산 흐름과 낮은 진료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인력난도 진료대란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광주시가 26일 발표한 24시 어린이 안심병원 등 어린이 의료체계 구축 구상이 진료대란 상황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광주시에 따르면 심야까지 운영하는 ‘달빛어린이 병원’은 전국에서 34개소를 운영 중이지만 광주에서는 단 한 곳도 없다.

때문에 경증 소아환자의 88.2%가 야간·휴일에 응급실을 내원하고 있어 비용 부담과 함께 전문적인 소아진료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소아·청소년이 걸릴 수 있는 질환은 성인과 차이가 있고 성장 시기마다 발생하는 질환이나 증상이 달라 소아청소년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소아청소년 진료체계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광주시는 먼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4시 어린이 안심병원’을 지정하고 하반기부터 실제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실상 1년 365일 24시까지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다. 24시 이후에는 응급의료체계와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어린이 환자의 불편과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등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광주시는 시의회, 지역 의료계 등과 함께 ‘소아청소년 공공의료체계 T/F’를 가동한다.

또한 아픈 아이 긴급 병원 동행 후 요청 장소에 안전하게 인계하는 ‘아픈 아이 병원동행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현재 광주 동구가 광주다움 통합돌봄 특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광주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만 4-18세 아동을 대상으로 전담 인원을 투입해 병원 동행이 필요한 가정에서 신청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선 내년에 시범 운영한 뒤 서비스 수요에 따라 2025년부터 전담 돌보미를 자치구별로 지정하는 등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아동간병(복약·식사) 및 정서적 놀이 지원 등을 제공하는 ‘입원아동 돌봄서비스’도 연간 이용 아동을 750명 수준에서 1천명까지 확대한다.

2019년 광역지자체 최초로 시행한 이 서비스는 시민 만족도가 높고 상시 대기자가 발생하는 등 매년 이용자가 늘고 있다. 광주시는 연간 지원 시간을 150시간에서 200시간으로 늘리는 등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공공어린이 재활의료센터 건립 역시 차질 없이 추진키로 했다. 장애·고위험 아동의 재활 치료 등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24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낮 병상은 8병상에서 향후 44병상으로 확대되는 등 장애 아동을 위한 전문 재활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광주시는 전망했다.

하지만 광주시의 이 같은 계획이 제대로 진행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시 어린이 안심병원은 기존 민간 병원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모를 통해 병원이 최종 선정되면 인건비와 시설자금, 홍보비 등도 최대한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병원마다 시설 규모 및 의사·간호사 수가 모두 달라 상응하는 지원책이 구체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때문에 향후 몇 개의 병원이 실제 신청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24시 어린이 안심병원 지정·운영 등 3개 핵심사업 추진으로 어린이 공공의료 체계의 큰 우산을 만들겠다”며 “돌봄뿐만 아니라 시민 생활에 밀접한 분야를 대상으로 ‘손에 잡히는 프로젝트’를 지속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