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멋과 흥 담은 ‘빛고을 연등’ 불 밝힌다 광주불교연합회 2023 빛고을관등회 28일 5·18민주광장서 봉축탑 점등식 개최 부처님오신날 기념 내달 20일 관등회 행사 최명진 기자

2023년 04월 27일(목) 19:17

광주천 전통등 전시

우리 선조들은 나라에 큰 경사가 있거나 축하의 장을 마련할 때 등대를 세우고 온갖 등(燈)을 달아 불을 밝혔다. 등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도구이자 사람과 생명이 어우러지는 문화의 장을 만든다.

신라 진흥왕 때부터 열리기 시작한 등 축제는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는 문화의 장이 됐다. 2020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세계적인 문화 가치로 인정받기도 했다.

해마다 광주불교계는 이러한 의미를 담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광주의 전통을 살린 문화 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바로 ‘빛고을관등회’다.

광주불교연합회는 28일 5·18민주광장 봉축탑 점등식을 기점으로 5월 한달 간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는 다양한 봉축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화엄사4사자3층석탑을 재현한 봉축탑의 불을 밝힌다.

이어 5월1일 오후 6시30분 운천저수지(성덕대왕신종), 2일 오후 6시30분 수완호수공원(정림사지5층석탑), 9일 오후 6시30분 우산근린공원(상원사범종), 11일 오후 6시30분 광주공원 앞 원형광장(화엄사4사자3층석탑) 점등식이 차례로 열린다.

전래동화 속 이야기를 담은 전통등(燈) 전시도 펼쳐진다. 5월11일부터 28일까지 손수 만든 사찰별 전통등 60여개가 광주천 일대를 환하게 밝힐 예정이며, 13일에는 전통등을 관람하는 시민들을 위한 작은음악회도 개최한다.

관등회의 주요행사인 관등법요식은 5월20일 오후 5시 전체 율동을 하는 ‘어울림마당’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며 이어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불교의식인 관등법회가 거행된다.

법회 이후 오후 7시20분부터는 1만개의 행진등을 밝혀 광주 시가지를 행진하는 연등행진이 펼쳐진다. 각 등에는 광주시민의 행복과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행진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부터 금남로, 충장로, 광주천을 거쳐 다시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된다. 법회 참여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연등행진

관등회는 마당놀이 신명팀과 함께하는 ‘대동한마당’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모든 참가자가 강강수월래에 참여하며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시간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5·18민주광장 일대에서는 단청, 연꽃등, 전통 등을 만드는 체험부스 등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운영된다.

광주불교연합회장 도성 스님은 “1천여 년 역사를 지닌 관등행사는 단순한 불교 행사를 넘어 시민과 함께 즐기는 문화 축제다”며 “관등회를 통해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