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이 그리는 무안의 미래 / 김세연 |
| 2023년 04월 27일(목) 1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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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자 근무지인 도청이 있는 무안은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로 도내 어떤 지역보다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다. 도청 인근에는 ‘이전 결사 반대’라는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 있고 지역 신문과 방송은 물론 중앙 언론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군공항 이전이라는 주제의 보도와 칼럼을 쏟아내고 있다.
전남과 광주가 분리된 지 3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 뿌리라고 한다. 이 때문에 양 지역 수장들은 취임 전부터 수시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해 상호 협력하자는 뜻을 같이 했었다. 민선 8기 들어서도 광주 군공항 이전을 포함해 반도체 특화단지, 광역철도·고속도로, 국립의과대학 설립 유치 등이 대표적 상생 협력 사업이다. 돌이켜 보면 공항 이전 문제 만큼은 수년 동안 서로의 이견 차이 때문인지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무안국제공항은 2007년 11월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출발했다. 당시 광주지역에서는 국제선을 무안공항으로 옮기는 것은 발전을 해친다는 이유로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2008년 5월 광주공항 국제선 기능을 무안으로 이전해 운항하게 됐고, 이후 무안군의 적극적 요청으로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을 무안국제공항으로 경유가 확정됐다. 2025년 이후부터 KTX가 진입하는 국내 유일의 지방 공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민선 7기가 출발하면서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은 광주 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하기로 하고 호남고속철도 무안국제공항 경유노선 조기 완공, 항공산업단지 등 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한다고 협약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해 광주시는 전남도와 사전 협의 없이 특정 지역에 대한 광주 편입 등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지역 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 후보지역 중 하나인 무안지역 주민들은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피시설로 인식돼 소음, 재산권 행사 제한 등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이유다. 어떠한 사안도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예견됐던 문제인 만큼 지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현명하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이라도 관 주도하에 주민, 전문가가 참여하는 설명회를 개최하고 찬반 의견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의 장을 마련할 때라고 본다.
경기도도 수원시에 있는 군 공항 이전이 지역 현안이다. 2013년 특별법 통과 이후 본격 이전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2017년 화성시로 결정됐으나, 화성지역 반발로 절차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5년이 지난 2022년부터 ‘군공항 이전’에 대한 지역사회의 논의를 시작했다. 경기도 주관 숙의 토론회를 개최하고 수원·화성지역 주민 중심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지혜를 모으자는 차원의 공론화를 시작한 것이다.
최근 무안지역에서도 대학생, 군민 중심으로 무조건 반대는 그만두고 지역 발전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군공항 이전은 무안공항 기능 확대로 지역 발전에 실질적 이득을 갖다 줄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전향적인 논의를 하자는 입장을 내고 있다.
광주시의 카운터 파트너는 전남도다. 산적한 현안들을 소통하고 협치해 왔고, 지역의 비전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해 왔다. 따라서 광주시는 군공항 이전 절차를 단독으로 진행하지 말고 전남도와 협의하면서 함께 합리적 방안을 찾기 바란다. 또한 광주 민간공항 이전은 정부 계획에 따라 무안국제공항과 광주공항을 통합해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이 확정된 사안이다. 2018년 약속한 국제선과 국내선으로 분산된 민간공항 기능을 통합해 무안국제공항으로 조속히 이전함이 타당할 것이다.
공항 이전은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역사다. 광주와 전남이 동반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며, 호남을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진정한 ‘광주·전남 상생의 길’을 함께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