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민주당 총선 공천 혁신 목소리에 부응할까

2023년 04월 30일(일) 19:11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제22대 총선 후보자 자격 심사와 관련, 음주운전,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투기성 다주택자 등을 포함하는 ‘예외 없는 부적격’ 기준을 공개했다. 음주운전은 선거일로부터 15년 이내 3회, 10년 이내 2회 이상 적발 시, 윤창호법 시행 이후 적발 시 해당한다. 또 선출직 공직자가 임기의 3/4 이상을 마치지 않은 경우 심사 결과의 25%, 경선 불복 및 탈당 경력자, 파렴치·민생범죄, 성희롱·2차가해, 직장 내 괴롭힘·갑질, 학교폭력 연루자의 경우 10% 감산된다.

현직이 공천을 신청할 때나, 청년이 공천을 신청하면 청년을 포함한 경선을 실시토록 한 내용도 담았다. 광주·전남에서도 입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년도 남지 않는 선거를 앞두고 물갈이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현역 국회의원은 좌불안석이고, 거론된 부적격 인사도 자신이 포함되지 않을까 초조해하고 있다. 얼굴 알리기에 분주한 정치 신인들이 ‘특별당규’를 주목하는 것이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란 대형 악재가 터져 민주당은 이대로면 총선에서 폭망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라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는 큰 위기다. 보수정당보다는 윤리적 측면에서 한 수 위라 자부했는데, 치명적 타격이다. 향후 구체적 진상이 드러나야 하겠지만, 이전부터 과감한 혁신에 대한 요구는 당 안팎에서 지속돼 왔던 만큼 더 속도를 내야 할 때다.

도덕성이 강화된 후보자 공천 기준이 포함된 ‘특별당규’ 역시 과연 진일보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벌써부터 변화를 열망하는 당원과 국민의 바람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를 설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거나,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도 들린다. 청년과 신인의 진입 기회 확대가 시대정신이 됐다. 등 돌린 지지자들이 다시 돌아서도록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재창당 수준의 고강도 개혁이 필요하며, 그 시험대는 총선 공천이 될 것이다. 쇄신을 취임 일성으로 밝힌 호남 출신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