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간공항 무안 이전’ 카드 나올까 金지사 “민간공항, 무안 보내는게 통큰 결단” 촉구 ‘키’ 쥔 姜시장 2주 연속 차담회 취소…해석 분분 김재정·박선강 기자

2023년 04월 30일(일) 19:58

광주·전남기자협회 체육대회가 지난 22일 오전 호남대학교에서 열린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오른쪽)가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광주전남기자협회 제공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 광주시와 전남도가 숨고르기 모드에 들어간 가운데 광주시가 ‘민간공항 무안 이전’ 카드를 검토할지, 실제 카드를 내놓는다면 시기가 언제쯤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이전지역 지원 대책 뿐만 아니라,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 이전 발표를 선결 과제로 요구한 데 대해 강기정 시장과 광주시가 일주일 째 대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록 지사는 지난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강기정 시장이 해야 할 통 큰 결단은 군공항 문제가 해결되면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보내겠다고 밝히는 것”이라며 “광주시가 공항 이전 부지를 개발하려면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보내지 않을 수 없고, 군공항 이전 후 일정 기간 민간공항을 유지하려는 것은 실익이 없는 논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강 시장과 광주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4월13일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국회 통과 이후 강 시장은 적극적으로 관련 발언을 내놓았다. 하지만 김 지사 간담회 이후엔 사실상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갈등을 부추길 필요가 없다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민간공항 무안 이전 결정의 ‘키’를 쥔 강 시장이 그동안 매주 기자들과 차담회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차담회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배경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강 시장이 차담회를 개최할 경우 기자들의 질문이 군공항 이전 문제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불편한 자리를 만들지 않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강 시장은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28일 함평 엑스포공원에서 열린 제25회 함평나비대축제 개장식에 외부인사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강 시장은 “군공항과 관련해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며 “이상익 군수가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와줬고 저도 함평나비축제에 오겠다고 한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김 지사의 공식 요구에도 불구하고 강 시장이 민간공항 무안 이전을 발표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복잡한 셈범이 얽힌 정치적 사안이어서다. 전남을 달래기 위해 민간공항 무안 이전을 발표하면 광주지역 여론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강 시장 입장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에서는 민간공항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정치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어서 공직자로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해결해야 할 큰 과제인데 정치적 부담이 있어 기다려봐야 한다. 자칫 방향성이나 정치적 부담이 너무 커져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강 시장의 결정 여부와 발표 시점에 광주·전남 지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정·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