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전담 공무원 0명’…무관심 속 방치된 노인들 [매맞는 노인들](하)아동학대와 비교해 본 노인학대 대응체계 변화 필요성 오복 기자 |
| 2023년 04월 30일(일) 1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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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 대응체계를 아동학대와 비교해 살펴보면 부실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업무 전담 공무원 등 인력부터 각 기관이 연계해 운영하는 시스템 체계까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광주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광주시 2명, 동구 2명, 서구 4명, 남구 4명, 북구 5명, 광산구 6명 등 총 23명이 배치돼 있을 뿐 아니라 지자체와 전문기관, 교육청, 의료기관, 경찰의 연계 구조로 ‘24시간 핫라인 구축’ 등 촘촘한 관리 체계가 형성돼 있다.
반면 노인학대 전담공무원은 0명인 데다, 관리 체계도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의 2연계 구조로만 이뤄져 대조적이다.
이는 2020년 3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그해 10월부터 시행된 제도에 따른 것으로, 아동학대 사건을 국가가 전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은 기존 민간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수행하던 현장 출동 등 초동 조치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전담공무원은 현장 전문성을 통해 학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직무 대응력 등 연속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맞춰 교육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시스템 구조 또한 다르다.
학대가 발생했을 때 현장조사 이후 곧바로 이어져야 할 것은 현 상황 파악과 학대 재발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상황 공유 및 후속조치다.
이를 위해 아동학대의 경우 관련 정보를 3개 기관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노인학대는 복지부 시스템인 취약노인지원시스템에 입력된 정보를 광주시에서 매월 한 차례 보고 받는데 그치고 있어 원활한 정보 교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노인복지법으로 살펴봐도 아동복지법과 비교해 허술한 부분이 존재한다.
노인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자에게는 10년의 범위 내에서 노인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노인돌봄서비스 제공기관, 장애인 활동지원기관 등 기존 취업 제한 대상기관과 기능이 동일한 기관들이 제한 대상에서 누락돼 있다. 물론 상위법인 사회복지법에 따라 취업 제한이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허점이 보이는 부분이다.
아동복지법에서는 아동학대 범죄자의 관련 기관 취업 또는 운영 여부를 매년 1회 이상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토록 하고 있지만, 노인복지법에서는 노인학대 범죄자의 취업 여부 점검만 규정할 뿐 점검 결과는 관련 규정이 없어 비공개로 하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도 노인학대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위한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조은희 의원(서울 서초갑·국민의힘)은 노인학대 범죄자의 취업 제한 대상기관에 기존의 취업 제한 대상기관과 동일한 성격의 기관들을 추가하고 노인학대 범죄자의 취업 제한 위반 여부 점검 결과 공개를 의무화하며 노인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노인학대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유기적 연계를 가능하도록 하는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전문가도 노인학대가 아동학대와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유기적인 협조 체계와 지속 관리가 가능한 전문 인력 등 그에 상응하는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미경 광주대학교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동학대와 노인학대는 가족들 사이에 일어나는 문제로 털어놓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부분에서 유사함을 보인다”며 “아동학대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크게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최근 대응책이 보완됐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노인학대는 아직도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 시기 가정 내 노인학대는 더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기적 협조체계와 지속관리가 가능한 전문 인원 확충 등 법 개정을 통한 제도적 장치 보완이 반드시 이뤄져야한다”고 제언했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