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군공항이전 멀리 내다보고 준비해야 / 김성진 |
| 2023년 05월 01일(월) 1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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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법은 통과됐지만 해결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후보지 선정부터 만만치 않다. KBS는 지난 25일 후보지인 함평과 무안의 주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안은 찬성 30.8%, 반대 64.4%였다, 함평은 찬성 37.3%, 반대 53.8%였다. 압도적인 반대 이유는 소음이고, 제일 바라는 것은 지역발전이다. 주민들의 여론이 반전되지 않는다면 군공항 이전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
군공항 이전은 광주·전남에 새로운 지역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광주는 현 공항부지를 개발해 새로운 미래도시를 구상하고 실현시킬 수 있다. 전남은 이전부지에 각종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을 살릴 수 있는 기회이다. 광주군공항 이전문제는 민간공항이전과 맞물려 있다. 공항은 도시와 지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인프라로 100년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급하게 후보지가 결정된다면 그 피해는 두고두고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금까지 군공항 논의는 상생의 희망보다는 갈등의 불씨가 되어왔다. ‘기부대 양여’라는 방식에 갇혀 광주시의 재정여력만으로는 이전지역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가 없었다. 지역주민들이 감수해야 할 소음에 대한 보상으로 획기적인 지역발전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정부가 부족분을 지원해 줄 수 있고, 이전지역 개발에 필요한 지원도 가능하다.
광주시 입장에서는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군공항 이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길 원할 것이다. 그러나 성급하게 추진하다 보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도 있다. 특히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해 무안과 함평을 경쟁시키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생의 씨앗이 아니라,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주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군공항에 대한 반대여론이 아직 높다. 조금 지연되더라도 소음대책과 지역발전 지원방안을 촘촘히 마련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먼저다.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 양보와 타협을 바탕으로 광주와 전남이 상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조금 긴 호흡이 필요하다.
광주시는 후보지 문제 해결과 함께 공항부지의 청사진도 마련해야 한다. 광주에 남아있는 최대 규모의 개발부지로 광주의 이미지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더욱이 정부의 각종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광주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미래청사진을 마련하면서 고려해야 할 것은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경쟁력이다. 단순히 경제적 규모와 산업적 측면만이 아니라 문화와 주거환경, 접근 용이성과 인적자원 등 종합적 요소들이 함께 포함돼야 한다.
한때 쇠락의 대표도시였던 피츠버그는 미국의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대표도시가 됐다. 주정부의 자금과 대학의 연구인력, 신공항건설과 광역교통망 확충, 도심재개발과 문화시설확충 등 제2의 피츠버그 르네상스 운동으로 도시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지식기반의 ‘신경제 중심’의 ‘브레인벨트’가 된 것이다. 우리도 260여만 평에 달하는 공항부지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도시로 건설해 광주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 수 있다.
도시경쟁력이 바탕이 된다면 세계적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광주는 기아자동차와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본사를 두고 있는 국내 제2의 자동차생산도시이다. 아울러 무인자율 주행과 실증 등 미래기술을 통한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기반이 조성되어 미래차 개발에 유리한 여건도 갖추고 있다. 글로벌기업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의 인공지능연구소와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기업지원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군공항 이전사업은 광주와 전남의 미래가 달려있다. 그 첫 단추가 후보지 선정이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사업은 다시 표류하게 된다. 정치적 고려와 단기적인 유불리보다 지역발전이라는 먼 미래를 기준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광주와 전남이 상생과 협력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