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반발’ 의료연대 파업 예고…의료 공백 우려 의협·간호조무사협 등 13개 단체 이르면 3일 부분파업 광주·전남 의료계도 참여계획 등 논의…尹 거부권 ‘촉각’ 안재영 기자

2023년 05월 01일(월) 20:13

사진=연합뉴스

간호법 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의사면허 취소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발,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연대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광주·전남 의료단체들도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해 지역 내 의료와 돌봄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1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의료연대(이하 의료연대) 소속 13개 단체는 오는 3일 부분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초 4일로 예정됐었으나, 하루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연대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간호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 왔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의 주요 골자는 의료법상의 간호사 규정을 별도 법안으로 분리해 법적 지위를 독자적으로 보전하는 것이다. 법안엔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명확히 나누고 간호사 처우 개선에 관한 국가 책무를 규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두고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사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해주고 나머지 직역(職域)들은 나몰라라 하는 법’이라 규탄하며 입법 철회를 촉구해왔다.

의사협회도 ‘간호사 특혜법’이라 불릴 정도로 간호사의 처우 개선에만 치우쳐 있고 간호조무사 등 다른 약소 직역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간호법과 함께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의료와 상관없는’ 금고 이상의 모든 형에 의해 의사면허를 박탈한다는 내용은 직업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불합리한 법안”이라고 규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이 통과되자 의료연대는 지난달 28일 연대 총파업 돌입 의사를 밝혔고 세부적인 파업 계획안은 2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사협회는 3일 광주 북구 의사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중앙협회로부터 행동 지침 등을 전달받은 광주전남간호조무사협회도 2일 세부적인 대응 방침을 세울 계획이다.

이 밖에 광주시치과의사회 등 의료연대에 속한 협회의 지역 본부들도 파업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료 현장에서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광주지역 관계자는 “구체적인 파업 계획은 아직”이라면서도 간호법 제정을 규탄하는 강력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환자 안전’을 담보로 파업을 한다는 비판적인 여론 탓에 의료기관이 조직적으로 문을 닫는 상황 발생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법 시행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남은 점도 파업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의료연대의 행동 예고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긴급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뉘는 경보 중 관심은 파업 예고 상태에서 내려진다.

복지부는 진료대책을 점검하고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파업·휴진 상황에 대비하며 의료 현장 혼란 최소화를 모색하는 ‘긴급상황점검반’을 구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