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시장·金지사, ‘군·민간공항 이전’ 논의 물꼬 트라 10일 광주 DJ센터서 첫 회동 지역민 이목 집중 지역 발전·갈등 조정 중요한 시점 ‘정치력’ 주목 입장차 재확인 ‘빈손’ 만남 땐 ‘치킨게임’ 우려도 김재정 기자

2023년 05월 07일(일) 20:43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사진=전남도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군·민간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0일 처음으로 공식 회동한다. 양 시·도지사가 첨예한 갈등 사안을 놓고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지 지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하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이후 1개월 가까이 광주시와 전남도가 신경전을 이어오면서 지역민들의 피로감이 극심한 상황인 만큼 시·도지사 회동을 계기로 군·민간공항 이전 논의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기 때문이다.

특히 군공항 이전 문제가 광주·전남 발전에 중차대한 현안인 데다, 지역간 갈등을 조정할 단초 마련이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시·도지사 회동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는 오는 10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군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회동 시간은 아직 조율 중이어서 미정이다.

이날 회동은 김영록 지사의 제안을 강기정 시장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그동안 결과물이 없는 만남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김 지사가 회동을 먼저 제안한 이유는 더 늦어질 경우 시·도간 갈등 구도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회동에서 강 시장과 김 지사는 특별법 국회 통과 이후 지역 내 최대 이슈로 떠오른 군·민간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는 등 폭넓은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도 실무진 간 사전 논의에서 일정 부분 진전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한 달 간 광주시와 전남도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연히 엇갈리는 입장 차만 확인했다.

강 시장은 지난달 13일 특별법 국회 통과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남의 ‘통 큰 결단’을 요구한 바 있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지난달 22일엔 광주·전남기자협회 체육대회에서 조우, 상생을 주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군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또한 김 지사는 지난달 24일 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유치의향서 접수를 위한 여론조사 절차 중단, 이전지역 지원 대책,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등 강 시장의 ‘통 큰 보따리’ 우선 제시를 촉구했다.

이어 지난 2일 KBS광주방송총국의 ‘토론740’ 프로그램에 패널로 참여한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 역시 군·민간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현격한 시각 차를 드러냈다.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시기에 이뤄진 회동이어서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상존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군공항 이전 관련 전남도의 행보가 적극적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실제 김 지사가 지난달 24일 간담회에서 ‘도민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전남도가 직접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뒤, 실제 전남도는 이달 3일 함평 등지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바로알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도는 오는 12일까지 나주, 함평, 무안, 목포, 광주, 순천 등 권역별로 캠페인을 진행한다.

전남도는 도민의 정확한 인식 하에 군공항 이전 최적지가 선정되도록 생활소음 피해 등 군공항 이전에 대한 일부 왜곡·과장된 정보를 바로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시·도지사 회동에 앞서 ‘긍정적인 시그널’로 읽힌다. 또 강 시장과 김 지사 모두 공항 문제를 둘러싼 갈등 양상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점은 민선 8기 상생 기조를 바탕으로 극적인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회동을 통해 이전지역 지원 대책을 당장 구체화하기는 어렵겠지만, 큰 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향후 군공항 이전 후보 지역을 대상으로 시·도가 함께 공동 대응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하기만 해도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이전 확답’을 바라는 김 지사의 요구에 강 시장이 ‘통 크게’ 화답할 경우 앞으로 오랜 기간 지지부진했던 군공항 이전 논의는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반대로 시·도지사 회동에서까지 각자의 입장만 고수하며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채 ‘빈손’으로 나오면 공항 문제가 자칫 ‘치킨 게임’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럴 경우 강 시장과 김 지사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인 기류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회동에 앞서 8일 오전 11시 강 시장이 3주일 만에 출입기자 차담회를 열 예정이어서 공항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사다.

지역 정·관가의 한 관계자는 “특별법이라는 토대가 깔린 상황에 강 시장과 김 지사가 득실에 얽매이지 말고 지역 발전이라는 큰 흐름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항 문제의 경우 결국 정치인 강기정·김영록을 평가하는 시험 무대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꼬일 대로 꼬인 군·민간공항 문제와 관련, ‘지역의 리더’로서 강 시장과 김 지사가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느 정도 수위의 해법을 만들어낼 지 첫 회동에 지역민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