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만 산수도서관 청원경찰 “어머니께 받은 사랑 조금이라도 보답하고파” ●어버이날 효행자 부문 총리 표창 58년간 부모님 봉양…지역사회 효사랑 정신 전파 명퇴 후 제대로 모시고 싶어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주성학 기자

2023년 05월 08일(월) 19:48

조기만 광주산수도서관 청원경찰

“좀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데 있어 게을러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8일 제51회 어버이날을 맞아 광주시 기념행사에서 정부포상 효행자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조기만(61)씨는 58년간 부모님을 모시며 지역 내 많은 이에게 효 사랑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립산수도서관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고 있는 조씨는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광주 남구에서 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다.

조씨는 “자식의 도리를 하는 것뿐인데 이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과 격려로 받아들이는 한편, 가족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0년과 2020년에도 주변에서 효행자 부문 후보 추천을 얘기했지만, 조씨는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일일뿐 상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모두 사양했다.

조씨는 “1970년대 아버지가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어 가세가 기울었고 모든 가족이 힘든 삶을 살게 됐다”며 “어머니는 저를 엄하게 키우셨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고 사랑으로 대해줘 힘든 시기를 잘 견딜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고등학교 3학년 때 생업에 뛰어들었다”며 “오전 7시에 출근해 17시간 동안 일을 하는 등 힘겨운 삶을 살았는데, 그 시절을 잘 견딜 수 있었던 동력은 어머니의 보살핌이었다”고 덧붙였다.

32년여간 공직을 수행 중인 조씨는 “어머니를 챙기고 보살피는 것은 내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갚기 위한 당연한 것이며 1994년 혼자가 된 어머니를 위해 모자 관계가 아닌 친구처럼 지내며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살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즐겁고,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천식이 있는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협심증, 고혈압 등으로 고생하시고 계절이 바뀔 때면 호흡 곤란이 심해지곤 했으나 지켜볼 수 밖에 없어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조씨는 “현재는 어머니가 많이 회복된 상태다”며 “그 당시 걱정이 앞서 의사한테 화를 내기도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소회했다.

주변에서는 요양병원으로 모시라고도 했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싶은 조씨의 마음을 헤아리고 곁을 든든히 지켜준 아내와 아이들 덕분에 어미니와 함께 하는 삶이 가능했다.

조씨는 “아내에게 ‘부모님을 내가 직접 모시고 싶다’ 이야기했을 때 고민 없이 모시자고 했다”며 “아이들도 할머니를 챙길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줘서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다”고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했다.

올해 6월 명예퇴직을 앞둔 조씨는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고, 제대로 모시고 싶어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조씨는 “저는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 생각한다”며 “어머니가 제게 준 사랑의 10분의 1이라도 보답하고 싶고, 내 아이들에게도 이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다짐하듯 힘줘 말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