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 ‘112 코드’에 전국 첫 국민 시각 반영 자체 설문조사 실시…인적 피해·공공안전 상향 등 오복 기자

2023년 05월 09일(화) 19:40

전남경찰청은 9일 “전국 최초로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 시각을 반영한 112 신고 코드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12신고 코드체제는 2010년 한정된 경찰인력으로 급증하는 신고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차별적 대응 시스템으로, 신고 접수 후 접수요원에 의해 단계별로 출동시간 등의 매뉴얼이 분류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112신고 코드 체제 재정립안은 경찰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신속하고 전문성 있는 대응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18일부터 올해 3월17일까지 3개월 간 접수된 신고사건 중 체계적 표집을 통해 100건의 표본을 추출, 설문조사를 실시해 국민과 경찰의 시각 차이를 분석하고 경찰 코드 지정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국민은 ‘인적 피해’, ‘공공안전’과 관련된 신고에 있어 경찰보다 더 긴급한 코드를 부여한 반면, 경찰은 ‘물적 피해’,‘내용이 불명확한 신고’에 있어 더 긴급한 코드를 부여하는 등 총 32건의 차이를 확인했다.

또한 국민은 ‘공원에서의 행패’와 ‘관공서의 소란’을 두고 공원에 더 높은 코드를 부여해 ‘법정형 보다 실질적 위험성’을 기준으로 한 판단을 하는 차이를 보였다.

전남경찰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역 경찰 및 접수요원 대상 면담과 지휘부 논의를 거쳐 새로운 코드체제를 도입키로 했다.

새로운 코드 체제는 접수요원 대상 교육 등을 거친 후 약 2주일 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남청이 본청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코드를 도입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0건의 설문조사가 성별, 나이별로 균일하지 않은 표본을 추출해 실시됐기 때문이다.

또한 코드가 0-1, 2, 3, 4 단계로 출동 시간에 방침이 바뀌는 가운데 국민의견을 반영한다 한들 설문조사 결과 대체로 0.5 정도의 격차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대응 방침에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전남경찰이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장기적으로 AI 자동코드 부여’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이 있을 지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