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유치 공식화 함평군수의 ‘통 큰 결단’

2023년 05월 09일(화) 19:47

전남 함평군이 광주 군공항 유치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발전의 전기로 판단했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의 이전사업 부족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근거를 담은 특별법이 제정·공포된 가운데 함평을 중심으로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광주시는 숙원사업이 더 표류하지 않고 진척될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할 것이라며 화답했다.

인구 3만명 붕괴 직전인 함평은 지난해 출생자 수가 75명에 불과했다. 향후 5년 내 0명이 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상익 군수가 전남 기초단체장으로서 처음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른 군들도 비슷하지만 이렇다 할 산업이 없어 침체에 빠진 작금에 현실적 선택이었을 게다. 민간 중심으로 유치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어느 지역보다 활기를 띤 것도 연장선으로 읽힌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미래를 위한 ‘통 큰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이 군수는 담화문에서 대규모 인구 유입을 통한 획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배경을 들었다. 젊은 장병들의 상주와 빛그린·미래차국가산단 등과 연계한 기업도시 건설, 미래자동차 및 항공물류산업 육성, 공공기관 유치, KTX 함평역 신설과 같은 광역교통망 확충을 제시했다. 농축산업 피해에 대해선 완충지역을 활용한 첨단 스마트팜이 가능하다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즉각 광주시도 강기정 시장 명의 입장문을 냈다. 군공항 유치여부를 여론조사와 투명한 절차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존중하며, 이전지역 지원사업이 광주·전남 상생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논의에 임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강 시장이 기자들과 만나 “민간공항은 군공항에 임대한 상태이기 때문에 군공항과 민간공항은 ‘동전의 앞뒷면’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명히 함으로써 ‘패키지 딜’에 무게가 실렸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유력 후보지 중 한 곳인 무안군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으나 함평이 유치 방침을 공식 발표하면서 속도가 붙게 됐다. 광주시는 이 군수 담화문을 매우 반기고 있다. 함평에서는 9차례 설명회가 열렸다. 농번기 직후 8월께 실시되는 여론조사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