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으로 들어가는 좁은 문을 넓히자 / 김영심 |
| 2023년 05월 09일(화) 1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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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야 찾아온 자유 속에서 제대로 된 중국을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딱 적당했다 싶던 공항, 철도역, 대형 쇼핑몰, 길가 어디라도 사람의 물결은 그야말로 홍수다. 이 곳에서 전남의 농수산식품을 중국에 수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남 제품을 중국의 각종 박람회장 등에서 홍보하고 관심 바이어에 맞는 제품을 찾아 전남 기업 측과 연결해주고, 화상회의를 통해 상호 언어 통역을 해주기도 한다.
워낙 넓은 땅 덩어리에서 각지의 관심 바이어들이 찾는 제품은 다양하다. 김, 유자차, 미역, 농수산식품 등 전남에 딱 맞는 물건을 찾아주는 반가운 바이어들도 있는가 하면, 각종 면류, 주방용품, 의료기구, 이차전지 소재제품 등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이 전남에 없는 경우 전남의 영세한 산업 현실에 아쉽기도 하다.
서로의 요구가 맞아 수차례 접촉 끝에 계약 직전에 결렬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대량의 제품 수입 진행 요청에 전남의 생산라인이 따라주질 않아 아예 여지도 없어지는 때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간혹 수출이 성사돼 수출하다가도 원재료 가격, 생산인력난, 인건비 인상 등으로 한국에서 물건 값을 1년에 4-5차례 인상해 결국 수출 중단이 되고 마는 경우도 있었다. 참으로 녹록지 않은 게 수출시장임을 체감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것은 중국 시장이 가진 규모와 소비력의 저력 때문이다. 상하이만 해도 홍췐루 한인타운의 마트에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들로 매장이 꽉 차고 계산대 대기 줄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설레인다. 14억1천400만명의 인구 소비자를 보라. 한국 인구 5천100만명의 27배가 넘는 규모다. 그 시장을 뚫고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면 중소기업들로서는 얼마나 숨통 트일 일인가?
이 성공의 문으로 들어서기 위해서 한국 기업들이 가장 갖춰야 할 자세들이 있다. 중국시장 자체의 문제는 우리가 뛰어넘지 못할 벽이니 차치하자. 아주 기본적이지만 성공을 저해하는 큰 요인에 대한 문제 인식과 개선의 측면에서 세 가지만 짚어본다.
첫째, 중국시장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마치 사기꾼을 대하는 자세가 아니라 존중하는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상해야 신뢰로서 소기의 성과로 이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기존의 몇몇 범죄 사례를 일반화하기 보다는 한국의 27배 인구 중 극히 일부의 사례이다. 특히 전남도 중국사무소를 통해 소개되는 바이어는 어느 정도 중국 공공기관들을 통해 불확실성이 해소돼 있다고 보면 된다.
둘째, 바이어가 찾는 제품에 맞춰주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중국시장 공략에 정말 뜻이 있다면 바이어가 찾는 적정 가격이라든지, 제품 형태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약간의 제조 성분이나 제품 사이즈 조정 등이 가능하다면 고려해볼 일이다. 한국 시스템에 맞춰 만들어진 것을 중국시장에 적합하도록 요청이 있다면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셋째, 신뢰성 위에서 시장을 좀 길게 볼 필요가 있다. 물건을 팔았다고 끝이 아니고,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진입 초기에서부터 견고한 시장 확보가 되도록 현지 홍보에도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고, 바이어의 입장에서 같이 고민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바이어의 성공이 한국 기업의 수출 확대와 지속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길게 보고 멀리 보는 마인드는 중국시장 공략 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에, 모든 일에서 적용이 되는 기본적인 것이다.
국내 제조기업들이 몇 가지 노력하는 마인드로 바뀔 때 한국보다 27배 크기 시장 공략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때의 한류 바람이 지금도 여전한 것은 아니지만, 한류에 이미 자리잡은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다. 가슴 뛰는 현장에서 이뤄내야 할 매칭을 향해 오늘도 부지런히 뛰고 있다. 전남 기업들도 중국 시장을 보는 제대로 된 눈만 갖추면 얼마든지 해볼 수 있는 시장임을 직시하고 같이 뛰었으면 하고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