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상·치유 최우선…전우원 등 비경험세대들 사죄 [미래세대에 맡겨진 5·18](2)역사 계승 청소년 75% “인식 개선 필요”…절반 이상 “헌법전문 수록도” 인지도 지역별 큰 편차…경험세대, 교육·진상 규명 역할 절실 오복 기자

2023년 05월 10일(수) 20:46

‘묘비 닦기’ 봉사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일주일여 앞둔 10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자원봉사원들이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 영령들의 묘비를 닦는 등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김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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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0명 중 7명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이들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치유, 진상 규명을 새 정부 추진과제 1순위로 꼽았고, 5·18의 헌법전문 수록 필요성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10일 5·18기념재단이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실시한 ‘5·18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18 청소년인식지수는 67.4점으로 일반 국민 72.5점과 비교해 다소 낮았다.

특히 5·18 인지도 조사에서 국가기념일 지정, 님을 위한 행진곡, 국립민주묘지 등과 관련해 일반 국민 조사 결과와 10.2점이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청소년 5·18 인지도는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였는데, 서울과 인천·경기, 대전·세종·충청,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은 각각 48.9, 47.2, 46.1, 43.2, 47.3점을 보인 반면 광주·전라는 80.3점으로 2배 가까운 인지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5·18의 발생 장소와 관심 수준이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 가장 관심이 많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 ‘광주·전라’인 계층은 ‘5·18민주화운동’(79.3%), ‘대구·경북’인 계층은 ‘4·19혁명’(19.4%), ‘강원·제주’인 계층은 ‘제주4·3사건’(17.5%)이라고 응답했다.

비경험세대가 경험세대보다 다소 인지율이 떨어졌음에도, 5·18을 아는 비경험세대는 “5·18은 국가의 부당한 폭력의 정의로운 저항이자 민주주의 역사(83.7점)”라는 긍정적 답변을 보였다.

이들이 5·18의 주요 과제로 꼽은 것은 피해자의 보상과 치유였다. 청소년들은 새 정부의 추진 과제로 1순위 기준 ‘피해자 보상 및 치유’(45.6%), ‘진상 조사 및 진실 알리기’(40.5%), ‘5·18 기념사업 및 기념시설 조성’(7.4%), ‘5·18정신 세계화’(5.9%) 순으로 답했다.

또 청소년의 75.1%는 5·18에 대해 ‘국민들의 역사적 인식 수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비경험세대들이 생각하는 5·18민주화운동은 ‘아직 보상과 치유가 끝나지 않고 진상 규명이 필요한 민주주의 역사’라고 정의된다.

비경험세대가 바꾸고자 하는 역사 수준 개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들의 행보를 통해 알 수 있다.

43년 전 발포 명령자로 지목됐던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27)씨는 ‘제 할아버지가 5·18학살의 주범’이라며 지난 3월31일 5·18국립민주묘지를 찾아 유가족과 영령 앞에 무릎 꿇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경험세대는 계속해서 5·18의 부정에 사죄하고 있다.

지난 9일 이다영(26) 경북 포항시의원은 홀로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지난 2021년 경북 경주시 소재 위덕대학교 총학생회장 시절 경찰행정학과 한 교수가 ‘5·18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이 저지른 폭동이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대신 사과하기 위해 총학생회와 함께 처음 광주를 방문 한 후 3년째 5월에 광주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재단 설문조사 결과 5·18 인지도 부문에서 지역 편차가 발생한 것은 차등된 교육과 청소년이 접하는 5·18의 접촉 기회 등에서 기인한 것”라며 “5·18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미래세대들이 광주를 찾아 사죄하고 진상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 ‘역사 계승의 큰 줄기’가 되는 힘인 만큼, 비경험세대들에 대한 5·18 인식 교육과 진실 알리기 등은 경험세대가 해야 할 막중한 역할이자 숙제”라고 강조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