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남긴 강 시장·김 지사의 군공항 이전 논의

2023년 05월 11일(목) 18:02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군공항 이전 협의를 위해 마주앉았다.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 국회 통과 이후 공식 논의는 처음으로 2시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동 뒤에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현장 의견을 청취해 이전지역에 대한 지원사업 확정’, ‘소음·이주·지역발전 대책 등을 협의해 유치 대상 예상지역에 설명회·공청회 추진’, ‘민간공항 문제 별도 논의’ 3개 항이다. 대강의 기준 제시에 그쳤고, 민간공항의 경우 뒤로 미뤄졌다. 최대 현안에 대해 리더십의 발현을 촉구하는 지역사회 여론에 등 떠밀려 마련된 자리였다.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같은 날 함평군청 앞에서는 군공항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상익 군수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분열의 시작’, ‘소음 지옥’을 언급하며 “이전을 계속 추진한다면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 군수는 “지역소멸의 위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9차례 설명회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함평 발전의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전남 기초단체장 중 처음이다. 이 군수는 모든 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찬반 참여를 약속하고 현명한 판단을 호소했으나 갈등은 더 격화되는 분위기다.

군공항 이전사업의 부족한 비용을 국가가 댈 수 있도록 규정한 특별법이 공포됐다. 함평군이 ‘득실을 따져보자’며 가장 적극적이지만 오히려 혼란이 커지고 있고, 국제공항 활성화와 연계해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무안군은 ‘가당치 않다’며 요지부동이다. 강 시장과 김 지사가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만남 자체에 상징적 의미를 둬야 한다고 위안 삼을 일이 아닌 듯 싶다. 민선8기 상생발전을 기치로 삼았다는 점에서도 군공항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내야 한다. 결과가 다소 실망스런 까닭이다. 양 측의 확연한 입장차만 재확인하는 셈이었다. 두 사람은 의지를 가지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보여주기 식은 한 번이면 족하다. 진심어린 소통을 통해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