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도당·지역위 당무감사 지켜보는 까닭은

2023년 05월 11일(목) 18:02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문제로 혼란스럽다.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으면서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에 대한 위기감도 짙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당무감사에 나서 공천을 희망하는 전·현직 의원이나 정치 신인들이 무척 민감해하고 있다. 당헌·당규상 시·도당 및 지역위원회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실시하게 돼 있으나 코로나19 사태와 대통령선거·지방선거로 일정이 밀려 2019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져 특히 촉각을 곤두세운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 때 당무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의 정체성과 기여도, 의정활동 능력, 도덕성, 당선 가능성 등을 중점 평가하는 만큼 낮은 점수를 받거나 부정 평가를 받는다면 결정타를 입는다. 현역의 경우는 컷오프(공천 배제) 등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하지만 일각의 지적처럼 계파 챙기기 등 변죽만 울리는 감사로 끝난다면 득보다 실일 수 밖에 없다. 벌써부터 이재명 대표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위원장 교체라는 무리수를 쓸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실제적인 지방조직 개편은 문제 지역에 대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민주당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비등해지는 시점에서 진정성이 더욱 의심을 사는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서 보더라도 텃밭이라는 광주·전남지역도 ‘물갈이’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 21대 국회 들어 의정활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마당에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당무감사 마저 요식행위라면 일부 부적격 현직 의원들이 면죄부를 받게 된다. 국민적 바람과는 동떨어져 결국 총선 성적표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요인으로 작용할 게 뻔하다.

대단히 곤란한 수세 형국이다. 민주당은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지만 만만찮다. 앞서 도덕성에 맞춘 총선 후보자 공천 기준을 담은 ‘특별당규’도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를 설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일제 당무감사에도 진심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곱지않은 시선이 민주당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