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 만에 ‘코로나 엔데믹’…경계 늦춰선 안돼

2023년 05월 14일(일) 19:06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공식 선언했다. 확진자 7일 격리 의무가 5일 권고사항으로 전환되고, 입국 후 PCR 검사 권고도 사라진다. 대형병원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을 제외한 동네 의원급 병원과 약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풀린다.

위기 경보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돼 6월부터 본격 적용된다.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 권고를 수용한 결정으로,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광주·전남에서도 다음달 양성 판정이 이어졌다. 전국적으로 마스크가 동 나고 사망자가 늘어 화장장이 꽉 차는 등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혼란을 맞닥뜨렸다.

전파력이 세지고 치명률이 높아진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수시로 창궐해 팬데믹이 반복됐다. ‘게임체인저’로 기대가 컸던 백신도 수차례 접종해야 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안정과 유행이 교차됐다. 하루 최대 확진자는 62만명을 기록했다. 전대미문의 질병에 맞서 이겨낸 국민들에게 정부가 감사를 전한 것은 당연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아래 밀집·밀접·밀폐 ‘3밀’ 을 피하고, 필수품인 마스크 착용에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준수했다. 너나 없이 예방 백신을 접종했으며, 의심 증상에는 즉각 검사했고, 확진 시에는 격리를 감내했다.

밤낮으로 방역·의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보건의료인, 공무원의 노력도 빛났다. 모두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헌신한 ‘영웅’이다. 코로나대응이 이제 일상적·상시적 관리체계로 바뀐다. 하지만 강력한 변종이나, 독감을 비롯해 코로나 이상의 신종 전염병의 출현을 거듭 경고하고 있다. 환자도 여전히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완전한 종식은 아직이다. 비상사태에서는 벗어났으나 위협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내달 1일을 기점으로 방역 규제가 대부분 풀린다. 코로나 발생 후 3년4개월 가량 지난 시점이다. ‘길고 어두운 터널’의 끝에 다다랐다. 새로운 시작을 맞고 있다. 다시 한번 시도민에게 큰 박수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