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대화’로 서로 공감하는 자치도시가 되길 / 김재철 |
| 2023년 05월 14일(일) 1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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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사회는 소득이나 일자리 같은 경제적인 양극화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인 양극화도 심하다. 이것 아니면 저것의 흑백논리 진영으로 갈라져서 대화보다는 싸움, 문제해결 보다는 내 편이 이기는 것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직면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가 매우 어렵고 더딜 것이며, 혁신이나 창조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가 준비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들이 너무 많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양극화, 인구감소, 기후위기, 성장잠재력 둔화 등 이대로 가면 우리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과제들이 나와 내 자녀들의 문제라는 인식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깊이 있는 진정한 사회적 대화가 있어야 한다. 이는 자치를 잘 할 수 있는 조건이며, 시민으로서 자신의 삶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시민소통과 시민참여를 자치행정의 중요한 원리로 수용하고, 그에 필요한 제도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읍·면·동 단위에서는 주민자치회와 주민총회, 행정에서도 시민참여나 협치와 관련된 다양한 위원회나 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필자도 이러한 회의에 참여하고 있지만 진정한 대화를 한 경험은 흔치 않는 것 같다. 행정에 대해 자문과 비판은 있을지언정 그것이 다양한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대화는 없다. 주민자치회나 주민총회에서도 우리 마을을 위한 다양한 요구는 많지만 이웃과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나의 책임과 실천에 대한 말은 없다.
대화는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이웃이 처한 상황에 대해 공감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일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과 이해에 쉽게 수렴될 것이다. 공감은 다수가 소수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할 때 커 보이며,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이 그들에 의한 사회적 약자의 삶에 공감할 때 자신의 기득권을 알게 될 것이다. 즉 나의 행동이 타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부터 생각하고, 나와 내 가정에서부터 변화와 실천을 말할 때 사회적 대화의 진정성이 형성될 것이다.
최근 광주시 광산구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등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 범시민적 사회적 대화 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실천할 과제를 만들지 못하면 양극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 동안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많은 노력들을 했었지만 여전히 어려움에 부딪치는 것은 이해당사자는 물론 전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광산구의 새로운 시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또한 성과도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도가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이한 광주시 곳곳에서 일어나기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가 해야 할 과제를 행정과 지역사회에서 제안하고 외쳐도 전 시민적 공감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마을에서부터 도시 전체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달라지고 미래로 나아가야할 과제들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결정하고, 실천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민주·자치 도시가 꽃 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