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회복세 두각…일본 제품 소비 다시 뜬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출시 직후 품귀 현상 빚어 1분기 日맥주 수입 150%↑…의류·차량 회복세도 뚜렷 양시원 기자

2023년 05월 16일(화) 20:16

“벌써 이틀째 매일같이 대여섯 곳씩 돌고 있는데 구경조차 못 하고 있어요.”

16일 오전 10시께 광주 북구 일곡동 한 편의점.

매장 입구에 설치된 손님 방문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는가 싶더니 이내 매장에 들어선 김모(27)씨가 목적지를 정해둔 듯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주류 판매 코너. 그는 삽시간에 매대를 훑더니 “여기도 없다”고 탄식하며 매장 밖으로 나갔다.

김씨는 “이달 출시한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캔’(이하 아사히 맥주) 제품이 SNS상에서 하도 유행이라 며칠째 발품을 팔며 공들이고 있으나 도통 구매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처럼 인근 편의점 10여곳을 모두 방문해 봤지만 ‘아사히 맥주 제품의 재고가 있냐’는 물음에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사진>

아사히 맥주는 2021년 4월 롯데아사히주류가 일본 현지서 출시한 이후 품절 대란이 벌어질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제품으로, 국내에선 이달 국내 시장 반응 확인 차 초도물량을 수입·출시, 세븐일레븐, GS25, CU, 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서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통조림 캔처럼 뚜껑을 완전 개방 방식으로 개봉, 부드러운 거품이 자연스럽게 올라와 생맥주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평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롯데아사히는 한정 물량으로 판매한 해당 제품을 오는 7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편의점 사장은 임모(39)씨는 “이달 서너 차례에 걸쳐 총 30캔 정도가 입고 됐는데 그마저도 입고 동시에 동나고, 현재는 발주조차 안 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며 “과거 불매 운동으로 일본 맥주를 모두 뺏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최근 아이들 사이 포켓몬 빵 열풍처럼 이제는 매일같이 수십 명의 성인 손님이 아사히 맥주를 찾는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귀띔했다.

과거 일본 여행 및 상품 ‘불매운동’으로 침체기를 맞았던 일본 소비재 제품들이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시작한 뒤, 반일 감정이 격화되며 ‘노재팬’ 운동이 발발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외교관계 개선과 지속된 ‘반일’ 운동 정서가 시들해지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으로 꼽히는 것이 과거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아사히 맥주와 같은 일본 맥주의 흥행이다. 불매 운동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일본 맥주 수입 규모가 불매 운동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것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8.4% 증가한 662만6천달러로 집계, 일본 수출 규제 조치 단행 직전인 2019년 2분기(1천901만달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맥주뿐 아니라 기존 수요가 컸었던 패션·자동차 등 여타 품목에서도 매출 회복 추세가 뚜렷하다.

의류 분야의 대표 불매 브랜드로 꼽혀 전국 각지에서 60여곳의 매장을 철수했었던 ‘유니클로’가 대표적이다.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과 고물가 속 저렴한 제품 가격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8천36억원으로 집계, 전년 대비 3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1천34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73% 늘어났다.

불매 운동 속 인기가 급감했던 일본 수입차 판매 또한 탄력이 붙었다.

합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결과, 올 1-4월 일본차는 모두 7천60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특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경우 1년 전보다 판매량이 114% 대폭 증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세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