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3주년]‘나눔·민주·공동체 정신’ 신명나게 풀어냈다 ●5·18민주화운동 43주년 전야제 자유·민주·인권 상징 ‘오월’ 녹여낸 체험·공연 ‘북적’ 세월호시민상주모임·이태원참사유가족협 등 눈길 오복 기자

2023년 05월 17일(수) 20:33

오월풍물단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3주년 전야제에 참여한 ‘오월풍물단’의 뜨거운 북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김애리 기자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시민들의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희생과 투쟁을 다양하게 표현한 전야제가 성대하게 열렸다.

마지막 도청 항쟁이 진행됐던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진 전야제는 경찰 추산 시민과 단체 등 7천여명이 참여해 그날의 함성이 재현되는 듯 했다.

이번 전야제는 참다운 민주·정의와 평화·통일·인류애를 중심으로 진정한 세상을 위해 나아가자는 투혼을 담아 ‘끝까지 우리들은 정의파다!’ 총체극 등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 슬로건에 부합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먼저 오후 1시 오월 정신을 기억하고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오월 시민난장’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체험부스가 문을 열었다.

전국 곳곳에서 방문한 인파는 ▲주먹밥 나눔 ▲평화 얼굴 만들기 ▲업사이클링 소품 만들기 ▲오월 관련 공간 사진전 ▲청소년 시민군이야기 전시·보드게임 등 다양한 전시·체험 부스를 즐겼다. 또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호응을 얻었다. 특히 5월이 민주·인권의 상징인 만큼 세월호시민상주모임의 리본만들기 체험,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의 참사진실알리기·뱃지 나눔, 비정규직지원센터 무료 노동상담소 등이 눈길을 끌었다.

오후 5시30분이 되자 1980년 5월 민족민주화성회의 가장 선두를 이끌었던 ‘오월풍물굿’의 뜨거운 북소리가 금남로 일대에 울려 퍼졌다.

오월풍물굿 공연은 이날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와 망월묘역에서 여는 굿을 시작으로 수창초등학교부터 광주공원, 전남여고, 금남공원, 상무관 앞마당까지 이동하면서 맞이굿, 모심굿 순으로 오후 10시께까지 이어졌다.

오후 6시 출정식을 시작으로 3천여명은 수창초교부터 광주일고 사거리, 금남공원, 전야제 본무대까지 40여분 동안 거리행진을 했다. 이어 6시55분께 전야제 현장에 입장한 뒤 오후 7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금남로를 가득 채우면서 본격적인 행사의 막이 올랐다.

본행사에서 선보인 총체극은 박정운 총감독이 ‘다가올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갈 우리의 이야기’를 표현한 것으로 ▲지금 이곳, 광주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란? ▲저승에서 도망친 정연(인간비둘기) ▲THE CITY OF ART(예향·예술의 도시) ▲THE CITY OF FLAVOR(미향·맛의 도시) ▲THE CITY OF JUSTICE(의향·정의의 도시) ▲대동 세상을 위한 함께하는 광주시민 등으로 2시간30분 동안 펼쳐졌다.

온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는 문도진(14)군은 “노래, 춤,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녹여낸 총체극을 감명깊게 봤다”며 “5·18민주화운동은 아프지만 반드시 기억하고 공부해야 할 역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철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은 “‘광주의 오월’이 갖는 의미를 비경험 세대부터 경험 세대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공연들로 구성해 잘 마무리 한 것 같다”며 “광주시민과 함께 전국, 세계에서 ‘5월 광주’를 찾은 사람들이 광주 정신을 공감·계승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진취적인 행사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