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3주년]“왜곡된 역사 인식 바로 잡아 오월정신 세계화를” ●5·18민주화운동 43주년 추모제 5·18민주묘지서 희생자 제례·추모식 엄수 ‘사죄’ 전우원, 전씨 일가 중 첫 참석 다시 사과 안재영 기자

2023년 05월 17일(수) 20:33

헌화하는 유족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유족들이 참석, 헌화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오월 영령들의 넋과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추모제’가 17일 엄수됐다.

이번 추모제에는 고(故)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전씨 일가 최초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추모제는 이날 오전 9시30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유족회 주관으로 열렸다.

추모제 1부 희생자 제례는 양관석 5·18민주화운동 유족회 전남지부장, 황일봉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정성국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장이 각각 초헌과 아헌, 종헌을 맡았다.

2부 추모식에는 양재혁 5·18민주화운동 유족회장과 오월 단체 회원, 강기정 광주시장,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 정홍식 광주지방보훈청장, 원순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 전우원씨 등이 참석했다.

강기정 시장은 “이 땅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그날의 심장은 세월을 흐르고 흘러 우리의 심장이 돼 뜨겁게 뛰고 있다”며 “자랑스러운 오월의 영령들이시여, 고이 잠드소서”라고 추모했다.

박창환 정무부지사는 “민주와 정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치신 오월 영령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거룩한 희생을 가슴 깊이 기억하며 그 뜻을 소중히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정홍식 광주지방보훈청장은 “추모제가 5·18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되새기고 다음 세대에게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반인륜적인 국가폭력에 맞서 싸웠던 오월 광주의 저항과 민주정신은 오늘날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이제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대표 인사말은 양재혁 5·18민주화운동 유족회장이 했다. 양 회장은 “오월 정신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왜곡된 역사와 인식을 바로잡고 청산해야 한다”며 “5·18의 역사적 의미를 계승하고 선양하는 데 한 치의 물러섬도 있을 수 없다. 다 함께 힘을 모아 기필코 이뤄내야 할 숙명”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후 광주시낭송협회가 문병란 시인의 찔레꽃 만가 등의 추모시를 읊으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참석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산화한 열사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겼다.

이날 추모제는 헌화 및 분향으로 마무리됐다.

전씨 일가 중 처음으로 5·18 추모제에 참석한 전우원씨는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일가의) 잘못을 사죄드린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다같이 기억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고 재차 사죄의 뜻을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