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세계화 종착역’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 [5·18 43주년 이후 ‘오월 정신, 세계로!’](상)추진 배경·과정 5·18기념재단-아시아인권위원회 등 2020년 공동발의 2024년 UN 제정 발의·2025년 글로벌 첫 기념일 목표 안재영 기자

2023년 05월 22일(월) 20:54

사진은 지난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 모습. /사진=김영근 기자

5·18민주화운동 43주년. 올해 5월은 책임자 처벌·진상 규명 등 그날의 청산이 미진한 상황 속에서도 오월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범국민적인 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5·18의 현주소는 ‘우리만의 기념일’이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5·18기념일을 제정,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세계화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에 5·18기념재단은 ‘5·18 세계화’의 종착역이라 할 수 있는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 UN 기념일 제정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본보는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 의미와 현재까지의 과정,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 지정(To Designate May 18 as Universal Day for the Prevention of Militarism and Authoritarianism·이하 UDPMA)’ 사업은 5·18 세계화를 위해 추진되는 모든 활동의 뿌리이자 종착역으로 평가된다.

22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UDPMA 사업은 전 인류가 군사주의와 권위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기본권을 향유 할 수 있는 민주 세계 건설에 기여하고자 홍콩 아시아인권위원회(Asian Legal Resource Center), 제네바 정의를 위한 다리(Internation Bridegs to Justice), (사)5·18민주화운동 부상자·구속 부상자·유족회(현 공법 3단체)와 함께 지난 2020년 5월28일부터 추진하고 있다.

발기인으로 그간 광주인권상 수상자(17명·3개 단체)들과 이용섭 전 광주시장, 장휘국 전 광주시교육감 등 국내·외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1980년 5월18일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날”이라며 “그날은 엄청난 시민 항쟁이 일어난 날로서 대한민국의 한 도시 전체가 군사 쿠데타에 맞서 저항한 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오늘날 한국은 역동적인 민주사회가 됐지만, 세계 여러나라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권위주의와 군사주의가 팽배하고 있다”며 “5월18일이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로 지정된다면 민주적 정부를 확립하고자 하는 세계 시민들에게 매우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청원 동참과 지지를 호소했다.

당초 단체들은 2020년 10월27일 서명과 함께 각 분야 저명인사와 2개국 이상 정상의 지지 선언을 UN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진 탓에 사업의 추진력이 떨어졌고 세계적 공감대가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황을 진단한 5·18기념재단은 사업의 방향을 다시 설정했다. UDPMA를 하나의 목적으로 보면서도 다른 사업과 연계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세운 것이다.

이에 재단은 2020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현지 워크숍을 개최하며 군사·권위주의에 맞서 공동 대응하고 있고 이날 기준 전 세계적으로 3만5천266명이 서명을 통해 연대의 뜻을 표하고 있다.

재단은 이에 그치지 않고 창립 30주년인 2024년 UDPMA의 UN 제정 발의와 함께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인 2025년부터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이 전 세계에서 기념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고재대 5·18글로컬센터 부장은 “‘세계 군사주의와 권위주의 방지의 날’ 제정은 ‘5·18의 세계화’라는 결과와 본연의 목적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통해 세계 각국과 소통하고 교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수단으로써의 역할도 크다”며 “올해 기념재단은 세계 민주주의 날인 9월15일 UN 뉴욕본부에서 열리는 거점회의에 참석해 UDPMA 사업 필요성과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실제 기념일 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