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개인물품 구매한 전남도 공무원 충격 실태

2023년 05월 29일(월) 19:57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사무관리비 감사 결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문을 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 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언론과 사회단체 등에서 사적 유용 의문을 제기할 당시만 해도 지나친 기우였나 했지만 오히려 더 광범위하고 비일비재했다.

자체 감사를 통해 모두 50명이 사무관리비로 상품권,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지갑, 의류 등을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는 공무원노동조합이 운영하는 매점이 개설한 G마켓 계정을 이용해 공용물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사적 물품을 끼워 넣어 착복했다. 전남도는 횡령액이 200만원 이상인 6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10명은 중징계, 4명은 경징계를 각각 요구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구입 물품 인화 사진 집행서류 첨부(납품 일시 자동 표기 타임스탬프 카메라 어플 활용), 일상경비 취약 분야 정기 감사 신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물품 구매 필요 시 각 부서 직접 구매토록 개선, 검사(수) 확인자 지정 납품 물품 책임 제고, 회계 담당자 직무 교육 확대, 직무관련 범죄 고발지침 기준 강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고발과 관련해선 공금 횡령은 현행 200만원 이상에서 100만원, 유용은 3천만원 이상에서 200만원 이상으로 기준 금액을 낮추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한다.

대다수 공직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그릇된 행위에 도민들은 말문이 턱 막힌다. 청렴 도정 구현은 헛구호가 되고 말았다. 본분에 충실한 공무원들도 사기가 꺾였다. 일탈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이다. 주민들의 소중한 혈세가 개인 쌈짓돈처럼 불법적으로 지출됐다.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서 탈피해 회계 질서 전반을 바로잡아야 하겠다.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단 한 푼이라도 허투루 낭비되지 않도록 예산 집행을 엄격히 해야 한다. 사무관리비 부적정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도 차질없이 실행돼야 할 것이다. 노조도 속죄하는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한 번으로 끝나야 한다. 도덕적 해이는 더는 용납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