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사능오염수 해양방출 절대 안된다 / 김성진
2023년 05월 29일(월) 19:57
김성진 前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해양방출 문제로 전 세계가 시끄럽다.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13일 탱크가 가득 차는 올 여름부터 130만 톤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해 방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지구차원의 해양환경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주변국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변국과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의문들을 해소할 1차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와 소통 없이 마이웨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 보니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태평양인접국은 물론 독일 등 멀리 떨어진 나라들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내에서조차 부정적 여론이 더 높다. 우리 정부는 한·일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시찰단을 파견, 현장점검을 마쳤다. 야당은 ‘일본 들러리 시찰’이라고 비판하고 있고, 여당은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85% 이상이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대하고 있고, 80% 가까이가 일본정부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사항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첫째, 가장 먼저 제기되는 쟁점은 오염수 해양방출이 최선인가이다. 일본이 해양방출을 결정한 이유는 결국 비용문제이다. 일본의 한 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수를 해양방출 할 경우 11조 엔이 소요되고, 다른 방법으로 처리할 경우 51조 엔으로 추산했다. 40조엔(한화 약 413조원)이라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이미 일본 내 원전전문가, 시민단체, 국제환경단체 등은 다양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안이 10만t급의 대형 탱크를 지어 오염수를 보관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대안은 시멘트, 모래 등과 섞어 고체로 보관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미국 핵시설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결국 오염수 해양 투기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 가장 저렴한 방법일 뿐이다.

둘째, 오염수는 건강에 정말 문제가 없는가? 지난 24일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많은 전문가들이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식수나 해산물로 섭취할 경우 체내축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오염물질중 하나인 스트론튬은 백혈병을 유발한다고 한다. 오염수에 녹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은 죽음의 재라고 불리는 고독성 방사성 물질이다.

건강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당연하다. 국민들이 지나친 우려를 하고 있다면, 정부는 과학적 방법으로 그 우려를 해소시켜 주면 될 일이다. 일본의 해양방류 일정에 맞춰 성급하게 결론을 낼 일도 아니다. 필요하다면 오염수와 일본산 수산물 안전에 대해 WHO와 같은 공인된 국제기구의 역학조사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셋째, 일본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가? 1993년 러시아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저장고가 가득 차 원전폐기물을 일본 근해에 방출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을 바다에 버리는 것은 ‘전 지구적으로 매우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일본정부는 ‘오염수는 마셔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2021년 8월12일 자국 어민들의 피해를 보상하는 기금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앞뒤가 맞지 않다.

한편, 일본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관심대상인 보건의학적인 안전성, 해양생태계의 안전성, ALPS의 장기적 성능 등은 IAEA의 검증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더욱이 검증의 근거가 되는 대부분의 자료는 일본 측이 제공한다. 그러다 보니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자들이 많다. “신뢰가 없다면 과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카이스트 전치형 교수의 지적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합리적 의문을 괴담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깐깐해야 한다. 일본정부에 과하다 싶을 정도의 안전성 담보를 요구하고, 해결되기 전까지는 국제사회와 연대를 통해 해양방류를 막아야 한다. 정부는 일본정부의 입장보다 국민의 우려가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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