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부터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절실해진 ‘상병수당’ 노동약자에 더 필요…인재근 의원 “‘아프면 쉴 권리’ 후퇴되지 않아야” 오복 기자 |
| 2023년 05월 30일(화) 18:02 |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상병수당 시범사업 신청 현황(2022년 7월-2023년 4월)에 따르면 여성, 비사무직, 100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의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병수당이란 노동자가 업무 외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로 정부는 2025년 본 제도 도입을 목표로 지난해 7월부터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 간 상병수당 신청건수는 총 6천132건으로 이 중 4천916건에 상병수당이 실제로 지급됐다. 1건당 평균 지급일은 18.5일이고, 평균 지급액은 83만1천원이다. 상병수당을 지급받은 총 인원은 3천235명이다.
상병수당 지급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남성(44%)보다 여성(56%)이 지급받은 사례가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39.2%)가 가장 많았고, 40대(24.0%), 60대 이상(20.1%)가 뒤이었다. 가입자별로 나눠보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74.2%를 차지했고, 자영업자는 17.6%, 고용·산재보험 가입자는 8.3%로 집계됐다.
상병수당을 지급받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2천399명의 직장규모를 비교한 결과 100인 미만 사업장에 속한 노동자가 약 70%(1천67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 중 직업 정보가 없는 일부 수급자를 제외한 2천248명의 직업군 분석에 따르면 1천662명(73.9%)이 비사무직으로 전문·사무직(586명, 26.1%)보다 약 2.8배 많았다. 한편 같은 기간 상병수당을 부당청구한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이같은 효과를 거둔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가 권고로 전환되는 등 방역 조정안이 확정되면서 여성이나 비정규직 등 노동 약자의 ‘아프면 쉴 권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노동자의 유급휴가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노동자 중 유급휴가를 사용한 비율은 48.6%에 그쳤고, 남성(55.8%)보다 여성(39.3%)이, 정규직(59.8%)보다 비정규직(26.9%)이, 월 급여 500만원 이상(64.2%)보다 월 급여 150만원 이하(22.3%)가 사용비율이 낮았다.
한편 회사에서 유급병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비율은 40.3%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정규직이나 고임금 노동자에 비해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의 유급병가의 자유로운 사용이 훨씬 어려운 것으로 집계됐다.
인재근 의원은 “추후 세부적인 분석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여성과 비사무직, 1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상병수당 이용률이 높은 것은 고무적이다”며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 하향에 따른 격리 의무 해제가 ‘아프면 쉴 권리’의 후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세심한 관심과 추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