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결의 어디가고…정신 못 차리는 민주당 상임위원장 교체 놓고 잡음, 일각 ‘자리싸움’ 비판도 청년당원들 ‘코인’ 비판 전국대학생위원장 사퇴 촉구 김진수 기자

2023년 05월 31일(수) 20:39

전국대학생위원회 쇄신 요구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청년·대학생 권리당원들이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쇄신을 요구하는 대학생·청년 권리당원 512인 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연합뉴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김남국 코인’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쇄신을 결의한 더불어민주당이 자당 몫 상임위원장 교체를 놓고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또 민주당 대학생·청년당원 500여명은 ‘김남국 코인’ 논란을 비판한 전국대학생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당 내홍이 젊은 세대 간 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여야 합의에 따라 위원장 교체 대상 상임위인 교육·행정안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환경노동·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과방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7곳 중 민주당 몫은 과방위를 뺀 6곳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 30일 본회의에서 교육·행정안전·보건복지 등 민주당 몫 3자리와 여당 몫인 과방위 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몫인 교육위원장에는 박홍근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는 정청래 최고위원, 복지위원장에는 한정애 의원이 각각 내정된 상황이었으나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돌연 선출이 보류됐다.

이는 이날 의총에서 장성 출신의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기득권 나눠먹기’의 전형으로 이런 모습이 혁신과 쇄신을 하겠다는 당의 모습으로 보이겠나.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참석자들이 박수로 동의의 뜻을 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임위원장 후보 가운데 박홍근 의원과 한정애 의원은 각각 원내대표와 장관직을 지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현재 당직을 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당내에선 그간 선수(選數)와 나이를 고려하되, 장관이나 주요 당직을 지낸 경우 상임위원장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이와 관련,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여러 의원이, 국민들이 쇄신과 혁신을 기대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조금 더 당내 논의를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며 “오늘은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은 진행하지 않고 당내에서 좀 더 논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민주당 몫 상임위원장 교체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산자위원장 윤관석 의원은 당의 사퇴 설득 끝에 위원장직을 내려놨다.

불법 토지 거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경협 의원은 당초 환노위원장으로 거론됐으나 역시 당 설득으로 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했다.

예결위원장의 경우 우상호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역시 원내대표를 거쳐 ‘관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민주당 대학생·청년 당원 512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비판 기자회견을 개최한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양 위원장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기습 기자회견’ 사태에 전국대학생위원장으로서 일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원의 의사를 무시한 데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이 시·도당 대학생위원장의 명의를 도용해 기자회견을 감행했다”며 “대학생 당원의 의견을 묵살해 당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양 위원장은 지난 12일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와 17개 시·도당 대학생위 명의로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을 비판하며 당의 혁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후 일부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양 위원장이 시·도당 대학생위원장의 명의를 도용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당 청원 게시판에는 양 위원장을 비롯한 시·도당대학생위원장의 직위 해제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