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입기도 겁난다”…식품·의류 물가 ‘고공행진’ 5월 광주 가공식품·외식물가 7.2%·6.6% ‘쑥’ 의류·신발 물가 상승률 8.1%…31년만에 최대치 양시원 기자

2023년 06월 06일(화) 19:50

사진=연합뉴스

광주지역 식료품·의류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생활 필수품인 식료품·의류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6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는 데 그쳤다.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상승 폭이 확연히 좁혀지며 올해 들어서도 2-5월 4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광주 소비자물가 역시 3.2% 상승하며 전국 수치와 동일하게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치솟은 식료품·의류 물가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가장 자주 구매하는 필수 품목인 만큼 체감도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지난달 기준 광주지역 라면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0%나 올랐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던 2008년 4월(13.1%) 이후 상승 폭이 동일했던 지난해 3월(13.1%)에 이어 최대 상승률이다.

라면과 함께 초콜릿(27.9%), 치즈(25.8%), 커피(14.4%), 빵(12.6%), 삼계탕(12.3%), 피자(12.2%), 스낵과자(10.6%) 등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중 37개의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전체 조사 품목 가운데 상승률 10% 상회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3%로 가공식품(7.2%)과 외식(6.6%)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가격 역시 고물가의 영향 속에 1년 전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전북 익산갑)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값은 1년 전인 지난해 5월보다 평균 5.4% 상승했다. 라면(3천940원→4천415원)은 무려 12.1%나 올랐다. 호두과자(4천548원→4천936원) 8.5%, 돈가스(9천341원→1만111원) 8.2%, 어묵우동(6천60원→6천403원) 5.6% 등의 가격 상승도 두드러진다.

이와 함께 엔데믹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의류·신발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지난달 광주 의류 및 신발 물가 지수(통계청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1% 올랐다. 1992년 5월(9.3%) 이후 31년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4월만 하더라도 1.4%에 불과했던 의류·신발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를 기록하며 상승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이어 11월 5.1%, 올해 3월 6.0%, 5월 8.1%까지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증가 폭이 5배 이상 커지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오름세가 둔화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식품·의류 외에도 주택·수도·전기·연료(7.8%), 음식·숙박(6.6%), 기타 상품·서비스(6.5%), 가정용품·가사 서비스(5.8%), 오락·문화(4.6%) 등의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총지수보다 상승률이 낮은 분야는 교육(2.4%), 보건(1.8%), 통신(1.0%), 주류·담배(0.4%), 교통(-7.1%) 뿐이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