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 속 가파르게 치솟는 먹거리·생활물가

2023년 06월 07일(수) 19:48

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늘어난 야외활동의 영향으로 식품과 의류 가격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하향 안정을 이어갈 것이란 당국의 예측과 괴리되는 모습이다. 의식주는 삶의 기본 요소다. 먹고 입는 대부분의 품목에서 고물가 여파가 여전해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통계청 동향에 따르면 5월 광주지역 라면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0% 뛰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던 2008년 4월과 지난해 3월(13.1%)에 이어 최대 상승률이다. 대표적인 서민 식료품 라면과 함께 초콜릿(27.9%), 치즈(25.8%), 커피(14.4%), 빵(12.6%), 삼계탕(12.3%), 피자(12.2%), 스낵과자(10.6%) 등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가운데 37개가 10%를 웃돌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3.3% 오르는데 그쳐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역시 1년 전과 비해 매출 상위 10개 품목이 평균 5.4% 상승했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라면 12.1%를 필두로 호두과자 8.5%, 돈가스 8.2%, 어묵우동 5.6% 등을 기록했다. 의류 및 신발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1% 올랐다. 1992년 5월(9.3%)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해 4월 1.4%에서 9월 3%로 도약했으며 1년 남짓한 사이 5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외에도 주택·수도·전기·연료(7.8%), 음식·숙박(6.6%), 기타 상품·서비스(6.5%), 가정용품·가사 서비스(5.8%), 오락·문화(4.6%) 등에서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 완화에도 불구하고 피부적으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치솟고 있다. 꺾일 기미가 없다. 소비자들은 안정되고 있다는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3%대 이하로 하락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이라는 조사도 의아스럽다. 실생활에서 민감한 먹거리와 생활물가의 고삐가 풀렸다. 서민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당국은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긴장을 놓지 말고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