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목포대·순천대, 국립의대 유치 힘 모은다 “의료여건 개선·지역소멸 대응” 선언문 발표 동·서부권 경쟁 관계→‘협업 모드’ 전환 주목 김재정 기자

2023년 06월 07일(수) 20:27

공동협력선언문 발표 7일 오전 도청 접견실에서 열린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공동협력선언문 발표에 참석한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송하철 목포대 총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전남도민의 30년 숙원인 전남지역 국립 의과대학 신규 설립을 위해 전남도와 국립 목포대·순천대가 손을 맞잡았다. 특히 의과대학 유치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권과 서부권을 대표하는 국립대 2곳이 국립의대 유치 경쟁 관계를 벗어나 ‘협업 모드’로 전환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전남도는 7일 도청 귀빈실에서 목포대·순천대와 함께 도민 의료여건 개선과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설립 공동 협력을 골자로 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공동 협력 선언에는 김영록 전남지사, 송하철 목포대학교 총장, 이병운 순천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해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신설 공동협력 선언문에 서명했다.

전남도와 목포대·순천대는 선언문을 통해 ▲전남도민의 의료여건 개선과 당면한 지역소멸 위기 타개 앞장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양 대학 간 역량 집중 및 상호 협력 강화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의대 신설 반드시 포함 촉구 등의 내용을 담아 공동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조만간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하고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 공동 협력 선언’은 정부와 의료계에 도내 의대 설립의 절실함을 한 목소리로 전달하고, 국립 의과대학 신설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전남지역 양대 국립대학인 목포대와 순천대가 전남에 국립의대가 설립되도록 함께 역량을 집중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대학 간 활발한 소통을 통해 공동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민의 의과대학 유치 열망이 큰 것은 열악한 지역 내 의료 현실 때문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의과대학이 없는 곳은 전남이 유일하다. 상급종합병원도 없다. 응급의료 취약지역은 22개 시·군 중 17개 시·군에 달한다. 1인당 의료비는 241만9천원으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위다.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은 전국 광역단체 중 최고인 48.9%에 이른다. 전국 평균 23.3%보다 25.6%p나 높다. 중증 외상환자의 49.7%도 타 시·도로 전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간 80만명 도민이 타 지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1조5천억원의 비용이 타 지역에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2개 대학이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공동 협력에 적극 나선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의료현안협의체 의대 정원 확대 논의 시 의대 없는 전남에 의대 신설이 반드시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지사는 “앞으로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양 대학 간 협력 방안이 구체화되길 바란다”며 “지역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도내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이날 공동 선언에 이어 김 지사는 8일 오후 서울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어 9일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당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