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 사망’ 광주 오피스텔 공사장 인근 지반 침하 건물 기울기 평가 3동 중 2동 E등급…‘붕괴 위험’도 안재영 기자 |
| 2023년 06월 07일(수) 20:27 |
해당 상가는 기울기 측정 결과 매우 불안정한 E등급 상태로 ‘붕괴 위험’ 진단을 받았고, 안전상의 이유로 1년 넘게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오피스텔 시공사의 의뢰로 실시된 정밀안전진단에선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와 상가 측은 “정밀안전진단은 기울기 외에도 전도, 팽창, 파손, 균열 등 다양한 분야를 진단해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왔을 뿐 기울기로만 보면 이 상가는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7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40대 근로자가 숨진 광주 서구의 한 신축 오피스텔 공사현장은 지난 2020년 5월25일 공사 허가를 받아 그 해 10월30일 착공했다.
공사 현장 바로 옆의 타이어뱅크 상무점은 2021년 10월4일 상가 주변 바닥이 갈라지고 있음을, 12월21일에는 지반 침하로 건물이 기울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지난해 1월 서구청과 오피스텔 시공사 등에 각각 내용증명을 발송, 적법한 조치를 요청했고 시공사 의뢰로 광주 한 전문건설업체에서 2월18일부터 3월9일까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다.
타이어뱅크 건물 3개 동을 대상으로 ▲침하 ▲전도·경사 ▲배부름(팽창) ▲파손·손상 ▲균열 ▲이격 ▲세굴(휨) ▲배수시설·건물 구배(勾配·기운 정도)·누수 흔적·구조 등 주변영향인자까지 살핀 결과 최종 등급은 A동 C등급, B동 B등급, C동 B등급으로 ‘양호하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타이어뱅크 측은 “건물 전체가 아닌, 지반 상태를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자연적인 노화 등으로 인한 몸의 변화와 상태를 살필 땐 ‘종합검사’를 받는 게 맞지만, 사고나 충격 등 외부적 요인으로 특정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진료를 받는 게 맞다는 말이다.
또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진단할 시 항목이 많아 어느 한 부분에서 하자가 커도 평균 점수는 좋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타이어뱅크의 주장이다.
때문에 타이어뱅크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해 4월1일자로 폐업했고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상가 지반의 침하 정도와 기울기를 측정해달라고 대전 한 건설업체에 의뢰했다.
해당 업체는 지난해 4월12일부터 12월28일까지 각 동의 지반 조사와 기울기 등을 측정한 결과 A동 C-D등급, B동 E등급, C동 E등급이 나왔다.
이 업체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6조 사고발생 사실의 통보 기준인 침하 면적 1㎡ 이상의 침하가 발생했다”며 “건물의 현 상태는 매우 불안정하며 향후 지진이나 강우, 지하수 유입과 같은 물리적 외부 조건에 변화가 있을 경우 지반침하가 증가돼 건축물(타이어뱅크 상무점) 추가 손상 및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타이어뱅크 측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평가서를 법률 검토를 마친 뒤 서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서구 관계자는 “타이어뱅크와 오피스텔 시공사 간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 행정기관에선 누구의 평가가 잘못됐다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며 “다만, 타이어뱅크 측에서 결과 서류를 제출하면 검토 뒤 필요성을 판단하고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