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2023년 06월 11일(일) 18:45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참사시민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안전 사회의 초석으로 만들고자 했던 바람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절박한 외침은 외면됐다”며 직격하고 나섰다.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사고까지 더해 등록 말소를 권고한 국토교통부의 행정명령을 서울시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미루고, 시행·시공자의 책임을 강화하며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 논의는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현장에서 열린 추모식 내내 유가족들은 마르지 않은 눈물을 흘렸고, 참석자도 엄숙한 표정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겠다. 학동4구역 재개발 구역에서 5층 규모 철거건물이 무너지면서 바로 앞 승강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쳐 모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건축물 해체계획서와 안전 지침을 어긴 불법 공사가 원인으로, 2년이 지났다.

철거를 맡긴 HDC현대산업개발의 현장소장, 불법을 강행한 하도급·재하도급 업체 관계자, 현장 확인을 안한 감리자 등 직접 책임자로 지목된 9명이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시는 매년 6월9일을 철거건물 붕괴 참사 추모일로 지정했으며, 현산과 유가족들은 추모 공간 조성에 대한 구체 방향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잔해에 깔린 시내버스는 관련 기록물을 함께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재개발 구역은 보상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4동을 제외하면 해체 공정이 마무리됐다.

무고한 시민이 희생된 사회적 참사다. 아프지만 기억해야 한다.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야 하는 것이다. 일상생활 곳곳에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때문이다. 사업주 책임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나 매우 더디다. 무심히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더 많은 시간 이후에도 마찬가지일까 염려스럽다.

2021년 6월9일 오후 4시23분. 가족을 잃은 유족, 부상자들은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을 견뎌내고 있다. 그 날에 갇혀버렸다. 참혹한 슬픔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