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참사 2주기 추모식…“재발 방지 법안 통과돼야” 2년전 사고현장서 100여명 추모식 유족들 “작은 추모공간이라도…” 안태호 기자

2023년 06월 11일(일) 20:10

지난 9일 열린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건물 붕괴참사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슬퍼하고 있다./안태호 기자

“처음 저희를 만나 약속했던 책임자 처벌 강화와 재발 방지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게 꼭 힘써주세요.”

지난 9일 오후 4시 광주 동구 구 삼성디지털프라자 주차장.

2년 전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학동 참사’의 현장 바로 옆인 이곳에서 열린 2주기 추모식을 앞두고 검은 정장 차림의 시민들이 하나둘씩 발걸음했다.

일찍 현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건물이 무너지면서 가족들이 타고 있던 버스를 덮친 참사의 현장을 허망하게 바라봤다.

추모식에 마련된 자리는 관계자와 유가족, 시민들로 빼곡하게 채워졌고 자리가 부족해 뒷자석에 서있는 사람들까지 100여명의 사람들이 추모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4시20분이 되자 개회선언으로 2주기 추모식이 시작됐고, 2분 뒤 참사 발생 시간이 되자 참석자들은 묵념을 통해 희생자들을 기렸다.

2분간의 묵념이 끝난 뒤에도 유족들은 한참 동안 슬픔을 추스리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묵념 뒤엔 이진의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송민영 동부소방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후 강기정 광주시장, 정무창 광주시의장, 이병훈 국회의원 등의 참석자들은 헌화대에 흰 국화를 올리며 다시 한 번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진의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참사 후 2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납득하지 못할 책임자 형량과 항소심이 여전히 진행 중인 탓에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초기 사회적 관심으로 정부와 국회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협의가 있었음에도 여러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게 힘써 달라”고 전했다.

유가족들도 한순간에 참사를 당한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작은 공간 조성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추모 공간 조성을 포함한 추모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지난 2021년 6월9일 오후 4시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운림54번 시내버스가 매몰돼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