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북구 대학로 상인들 “쓰레기 좀 치워주오” 하소연 거리두기 해제 등에 활기…담배꽁초 등 불법투기도 급증 북구 ‘자율청결’ 조례 따라 상인들 몫…“구청 지원 필요” 안태호 기자

2023년 06월 11일(일) 20:10

광주 북구 용봉동 대학로에는 식당, 카페, 술집 등이 밀집돼 있으며 이곳에는 담배꽁초는 물론, 침대 매트 등 생활쓰레기 등도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안태호 기자

“하루에도 몇 번이고 나와 쓰레기를 치우는 게 일입니다. 매일이 전쟁 같아 마음 편한 날이 없습니다.”

광주 북구 전남대 인근 상인들이 담배꽁초 등 쓰레기 불법 투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북구 용봉동 대학로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식당, 카페, 술집 등을 찾는 발길들이 늘고 있고 더불어 쓰레기 불법 투기도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이곳 주변에는 주택가 및 원룸 등도 위치하고 있어 의자, 침대 매트 등의 생활 쓰레기도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문제는 북구가 지난 2021년 6월 개정된 ‘광주시 북구 주민 자율청결 실천 조례’를 시행하면서 쓰레기 치우기가 오롯이 상인들의 몫이 됐다는 것이다.

해당 조례 제6조에는 ‘주민은 생활 주변의 청결 유지를 위해 스스로 내 집·내 점포 앞의 쓰레기를 깨끗이 청소하고 치우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북구 대학로 자영업자들은 내 점포 앞을 청소해야 한다.

상인 박모(42)씨는 “이곳에서 오래 장사했다”며 “조례 개정 전에도 쓰레기 불법 투기는 있었지만, 당시에는 북구 환경미화원 등이 손을 보태줬는데 조례 개정 이후에는 그야말로 ‘손절’을 해 상인들이 쓰레기 처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매일 같이 가게 오픈 때와 마감 때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쓸어담아 치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게다가 가게 앞도 옆도 아니지만 가까운 곳에 쓰레기가 버려지는 경우 상인들이 치우지 않으면 몇 날 며칠이고 그대로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상인 김모(37)씨도 “여동생이 조선대 근처에서 카페를 하는데, 똑같은 대학가 상가임에도 동구는 쓰레기 처리를 해준다고 들었다”며 “내 집 앞, 내 점포 앞은 당연히 주인들이 깨끗하게 해야 하지만 상가들이 밀집돼 있는 곳은 그 특성상 개인들의 관리에 더해 구청 등 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것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조례의 취지는 주민들의 자율적인 실천사항을 규정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전하는 것”이라며 “조례를 근거 삼아 무조건 상인들에게 치우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가 많은 골목이나 민원이 심한 곳은 구청에서 치우고 있다. 상시 대기해 담배꽁초 등을 불법 투기하는 사람을 적발,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나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현재는 시민 동영상 제보 등을 활용해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