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병원 인근 뚝 끊긴 인도…시민 안전 ‘위협’ 광주 남구 백양로 사거리…학생·주민 무단횡단 아찔 경찰 “시간당 유동인구 충족 못해 횡단보도 미설치” 주성학 기자

2023년 06월 12일(월) 20:28

12일 오전 광주 남구 백양로 사거리에서 한 시민이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에서 차량을 피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주성학 기자

차도와 생활도로(이면도로)가 인접한 사거리 주변에 인도가 끊긴 데다, 횡단보도마저 없어 학생과 주민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등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해당 구간은 교통 혼잡은 물론, 30㎞ 속도 제한에도 불구하고 차량들이 빠르게 이동, 아찔한 상황이 반복되기도 해 횡단보도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백양로 사거리 인근은 수피아여고, 석산고, 광주기독병원, 아파트가 자리한 데다 양림동과 봉선동을 잇는 길목으로 교통 혼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곳은 또 생활도로로 차량 이동 시 30㎞ 속도를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정오께 백양로 사거리를 지나는 차들은 제한속도 30㎞를 무시한 채 쌩쌩 달렸고, 같은 곳에서 길을 건너려는 이들은 목을 빼고 오른쪽, 왼쪽과 함께 앞, 뒤를 연신 보며 건널 때(?)를 노리고 있었다.

가파른 오르막길 양쪽으로 자리잡은 계단길을 오르내리는 어르신들은 평지로 내려와 인도가 없는 것이 익숙한 듯 양쪽에 차가 오는 지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길을 건넜다.

또 차량들이 정체하자 차량들 사이를 아찔하게 가로질러 가는 이들도 보였다.

여기에 백양로 사거리 경사로를 올라서면 바로 위에 삼거리가 있어 차량들이 급경사로에서 얽혀 경적을 울리기 일쑤였고, 그 사이로 길을 건너는 시민들이 목격됐다.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32)씨는 “가족과 백운광장의 산책로를 가기 위해 이 길목을 자주 건너는데, 인도가 끊겨 있고 횡단보도도 없어 어쩔수 없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며 “30㎞ 속도제한이 있어도 과속하는 차량들이 많아 지나다니기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민원 문제와 더불어 횡단보도 설치에 적합한 유동인구가 충족되지 않아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로교통법 제10조 도로의 횡단에 따르면 시·도 경찰청장은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인 보행자의 통행이 빈번하고 포장도로 및 4m 미만의 도로에 설치할 수 있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횡단보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시간 당 100여명의 유동인구가 있어야 하지만 해당 장소는 평균 시간당 20-30명, 등하교시간 50-60명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인근 200-300m 주변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어 이동 후 횡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