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우종미술관, 이이남작가 초대전 ‘생각하는 풍경’展 삶 속 사라져가는 풍경의 의미를 묻다 ‘달항아리’·‘해경’ 등 미술관 소장품 재해석 미디어아트 콜라보 물아일체로 자아 성찰 최명진 기자

2023년 06월 14일(수) 19:48

달항아리 풍경

신-금강전도

우리 삶과 현재 형상에서 잠시 벗어나 사라져가는 풍경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오는 16일부터 8월31일까지 보성 우종미술관 제1, 2전시실에서 열리는 이이남 작가 초대전 ‘생각하는 풍경’이다.

우종미술관은 해마다 국내외 역량 있는 작가를 선정해 초대전을 개최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한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해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민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전시는 우종미술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기획된 미디어아트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전시에서는 이 작가가 우종미술관에서 바라본 풍경에서 느꼈던 감정을 포착해 평면,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자연의 현상과 삶의 느낌을 진솔하게 드러낸 명화를 차용해 생동감을 나타내는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담양 출신인 이 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남도의 풍경을 작품 속에 드러냈다. 그는 대상을 ‘풍경(Landscape)’으로 보는 서구적 관점이 아닌 ‘산수’(山水)로 여기는 동양 정신을 추구한다. 대상과 주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로 자아를 성찰하는 것이다.

이렇듯 이 작가는 관객과 작품을 연결하는 매개자로서 풍경을 제시하며 관람자가 작품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우종미술관 소장품인 오지호 선생의 ‘해경’ 작품을 재해석한 미디어작품을 비롯해 미술관 일층 천정에서부터 쏟아지는 폭포 형상으로 재해석된 소장품 ‘달항아리’를 만나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로 만나볼 수 있는 오지호 작품 ‘해경’ <우종미술관 제공>

이와 함께 ‘2023 김흥도 묵죽도’, ‘신-금강전도’, 에드워드 호퍼 작품과 반 고흐 자화상 등 이 작가의 신작도 전시한다.

우영인 우종미술관장은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시대를 공유하고 인생의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작가의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며 “우리 주변의 풍경이 우리에게 어떠한 힘을 주는지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