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고령자 기피 뚜렷…63% “채용계획 없다” ●중기중앙회 ‘2023년도 채용동향조사’ 결과 낮은 생산성·높은 인건비 등 부정적 인식 높아 응답기업 71% 올해 신규 인력 채용 계획 있어 양시원 기자

2023년 06월 14일(수) 20:36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초고령화 시대를 눈 앞에 뒀음에도 여전히 중소기업계의 고령자 채용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제조업의 경우 노동력 부족 해소와 숙련 인력 유입·유지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컸지만, 여전히 낮은 생산성과 높은 인건비는 고령자 채용의 허들로 자리 잡았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도 채용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4월17-28일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에 등재돼 있는 중소기업 1천3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고령자 채용에 대해서 응답기업 63.0%는 고령자 채용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있다’는 의견(37.0%)보다 1.7배 높은 수치로, 여전히 기업의 고령자 채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자 활용에 부정적인 이유로는 ‘낮은 생산성’(32.5%), ‘높은 인건비’(25.7%), ‘조직 내 세대 갈등 발생 가능’(24.0%) 등을 꼽았다.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업종마다 상이한 응답을 보였는데, IT서비스업, 정보통신업종의 경우 높은 인건비가 부담된다(40.0%)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제조업의 경우 ‘낮은 생산성’(37.2%)과 ‘산업재해 발생이 우려된다’(25.9%)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고령자 활용에 긍정적인 가장 큰 이유로는 ‘숙련 인력 유입·유지’(59.6%)를 꼽았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고령자 채용이 ‘노동력 부족 해소’(43.2%)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와 함께 응답기업의 71.0%가 올해 신규 인력 채용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균 6.6명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계획이 있는 직무로는 ‘생산직’(44.7%)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돼 제조업에서 생산직 채용계획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올해 채용 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62.9%였다. 채용 규모를 확대한다는 응답(27.4%)이 축소한다는 응답(9.7%)을 크게 상회했다.

올해 인력운용현황에 대한 설문에서는 과반수 이상(55.7%)의 중소기업이 인력 상황이 적정하다고 응답했다.

필요인원 대비 재직인원 비율은 평균 90.9%로 전년 대비 8%p, 필요인원의 ‘100%’ 이상을 채용한 기업 역시 49.9%로 지난해(29.3%)보다 20.6%p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고용상황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슈인 채용공고 상 급여 및 근로조건 명시 의무화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8.7%)보다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38.8%)이 많았다.

긍정적인 이유로는 근로조건에 사전 동의한 지원자를 확보할 수 있다(48.8%)는 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65.6%는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우수 중소기업 대부분이 신규 채용 의사가 확실한 만큼 채용 기업과 구직 청년 간의 활발한 일자리 매칭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 내 ‘우수 일자리 채용정보’, ‘일자리 지도 탐색’ 등 카테고리 접근성을 보완하고, 기업정보 콘텐츠를 다양화 하는 등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양시원 기자